황교익 “젊은이들이 백종원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애정결핍 때문”
2021-08-1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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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과거 문화일보 칼럼에서 주장
“요리비법 따위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으로 '이재명 보은 인사' 논란에 휩싸인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연일 자신을 비판하는 정치권을 상대로 강한 발언을 이어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과거 한 언론사에 기고한 다소 특이한 칼럼도 덩달아 재조명되고 있다. 대체 어떤 내용일까.
황씨는 2015년 7월 10일 문화일보에 '백주부 백종원에 열광? 맞벌이 엄마 사랑 결핍 때문'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요리 연구가이자 외식 사업가인 백종원에 열광하는 현상을 자신의 시각으로 풀이한 해당 칼럼의 주된 내용은 부모의 맞벌이로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큰 젊은 층들이 백종원의 요리로 엄마의 사랑을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같은 해 여러 매체를 통해 '백종원이 보여주는 음식은 모두 외식 레시피에 따른 것' '외식업체들은 싸구려 식재료로 맛 낼 수 있는 방법을 잘 알며 백종원 식당의 음식도 다 그 정도다' '(평론가 기준에서) 맛있는 음식은 아니다' 등의 발언으로 백종원의 음식을 노골적으로 비판한 태도와 꽤 상반된 입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백종원에 대한 젊은이들의 열광을 애정 결핍과 연결 지으며 그의 요리 비법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 대목은 많은 이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너무 심한 일반화의 오류라는 이유에서다.
해당 칼럼에서 황씨는 "방송에서 백종원을 '백주부'라고 한다. 집안에서 요리를 담당하는 사람이 주부다. 주부는 대체로 엄마다. 백주부를 '백종원 엄마'라고 풀면 백종원에 대한 대중의 열광이 어디서 비롯했는지 알 수 있다. 대중이 백종원을 통해 얻으려는 건 '엄마의 음식' '엄마의 사랑', 그렇다. 엄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백종원에게 열광하는 이들 중 1980∼1990년대생이 많다. 결혼 여부와 관련 없이,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 젊은 세대다. 쉽게 요리하는 비법은 이미 인터넷에 지천으로 널려 있다. 1990년대 이후 출간된 요리책도 ‘초간단’을 콘셉트로 내세운 것이 부지기수다. 백종원에 대한 열광은 요리 비법 따위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보는 것이 정상적인 사고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에게 텔레비전의 백종원은 '대체 엄마'이다. 맞벌이로 바빠 내게 요리 한 번 가르쳐준 적이 없는 엄마와 달리 부엌의 온갖 인스턴트 재료로 요리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그냥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부엌에서 엄마가 그러듯 약간 귀찮은 표정으로 잰 체하며 비법을 날린다. 넉넉한 엄마의 마음으로 시청자의 투정을 받아준다. 어떤 때에는 우리 엄마처럼 진짜로 살짝 삐치기까지 한다. 뒤늦게, 백종원의 음식이 엄마의 음식으로 각인된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백종원 엄마'의 음식을 두고 내가 '맛없다' 했으니 화가 날 만도 할 것이다. 이럴 바에야 진짜 엄마한테 진짜 엄마 손맛을 배우면 어떨까. 엄마도 그때 맞벌이하느라 사랑을 듬뿍 주지 못한 것에 마음 한구석이 늘 짠할 것이다"라고 덧붙이며 백종원표 엄마 음식보다는 진짜 엄마가 해주는 음식에 대한 소중함을 강조했다.
한편 황씨는 18일 자신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을 두고 '친일 프레임'으로 공격하는 이낙연 전 대표 측을 겨냥해 반격에 나섰다.
앞서 이 전 대표 측은 한식의 일본 유래설 등 황씨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아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황씨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부터 청문회 바로 전까지 저는 오로지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에 집중하겠다"고 선전포고했다.
그는 또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 뉴스쇼'에 나와 "이재명을 싫어하는 여러 극렬 문파들이 직접 전화를 한다. 저와 관련되는 모든 곳에 전화해서 '일 주지 마라' 하루에 몇십 통씩 전화를 해서 그 담당자가 그냥 녹다운되게 만들어서 일을 방해한다"면서 "극렬 문파들은 사람을 죽이려고 덤비는 악마들"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18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에 대해 "이해한다"고 발언했던 것에 대해 "그건 2018년의 일이다. 보은해야 하는 일이었다면 이미 해야 했다. 제가 이 지사한테 무슨 은혜를 줄 만한 그런 위치에 있지도 않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