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이기고 싶었다” 파란 눈의 한국 대표선수, 우느라 인터뷰도 못할 정도

2021-07-2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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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 후 눈물 펑펑 “한국 역사 잘 알고 있다”
“내 어머니처럼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

28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7인제 럭비 대한민국 대 일본 11-12위 결정전. 경기를 마친 후 안드레진이 태극기를 펼친 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28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7인제 럭비 대한민국 대 일본 11-12위 결정전. 경기를 마친 후 안드레진이 태극기를 펼친 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일본에 지고 오열한 럭비 대표팀의 혼혈선수 안드레진 코퀴야드(30·한국명 김진)에게 누리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천오 감독이 이끄는 럭비 대표팀은 28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7인제 럭비 11-12위 결정전에서 일본에 19-31(12-19 7-12)로 패했다.

럭비 대표팀엔 올림픽 출전은 그 자체만으로 도전이었다. 한국의 세계 랭킹은 31위에 불과하다. 냉정하게 말해 세계 랭킹 10위이자 아시아 최강인 일본과 맞붙어 이기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 일본은 지난 올림픽에서 무려 4위를 기록한 팀이기도 하다.

기반이 열악하다. 실업팀이 3개(한국전력공사·포스코건설·현대글로비스), 대학팀이 4개(연세·고려·경희·단국대)에 불과할 정도로 럭비의 환경은 열악하다. 사상 최초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것 자체가 기적이었던 셈.

연합뉴스 네이버TV

일본과 붙은 선수들은 처절하게 싸웠다. 선수들은 역전을 노릴 만한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마지막까지 몸을 던져 중앙 수비를 뚫기 위해 노력했다. 도쿄올림픽을 최하위로 마쳤음에도 결코 럭비 대표팀을 나무랄 수 없는 이유다.

경기에서 코퀴야드는 벽이라도 부수겠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했다고 밝혔다. 어떻게든 일본만은 이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각오로 일본을 상대로 선취점까지 올렸다.

이날자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기에서 지고 나서 코퀴야드는 인터뷰에 제대로 응하지 못했다. 쏟아지는 눈물 때문이었다.

한참 동안 흐느낀 뒤에야 태극기를 걸고 인터뷰에 임한 코퀴야드는 유창한 한국말로 "일본만큼은 꼭 이기고 싶었다"며 "지는 건 아프지만, 일본에 지는 건 특히 더 아프다. 태극기를 도쿄스타디움에 올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들 내 외모를 보고 '용병 아니냐'라고 질문하는데, 난 전형적인 한국인"이라며 "외모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았지만, 마음과 감정, 열정은 어머니한테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코퀴야드는 1세대 모델로 활동한 김동수 동덕여대 모델과 교수의 아들이다.

코퀴야드는 "어머니는 과거 외국에서 모델로 활동하면서 한국을 알리셨다"며 "나 역시 어머니처럼 책임감을 느끼고 한국 럭비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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