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커트 선수는 무조건 페미”... 여성선수들 사상 공격 수위, 상상 이상으로 심각해졌다
2021-07-2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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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혐 단어 사용한 안산 SNS 게시물 공유되며 논란 확산
'쇼트커트는 페미' 공격에 일부 여성들 '쇼트커트 캠페인' 동참
도쿄올림픽에서 2관왕을 달성한 여자 양궁 대표팀 막내 안산이 남혐 단어 사용 등으로 페미니스트(이하 페미) 논란에 휩싸였다.
이런 상황에서 안산 이외에 쇼트커트를 한 다른 여성 선수들에게까지 사상 검증을 하려는 일부 남성 누리꾼들의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28일 뽐뿌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안산이 과거 자신의 SNS에 올린 게시물이 공유됐다. 그가 게시물엔 '오조오억' '웅앵웅' 등의 단어가 담겼다.
'오조오억'은 남성 정자가 쓸데없이 5조 5억 개나 된다는 의미로, '웅앵웅'은 남성들이 논리 없이 말한다는 뜻으로 극단적인 페미니스트들이 자주 사용한다. 모두 남성을 혐오·비하하는 은어다.
문제는 정확한 근거도 없이 쇼트커트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여성 선수들까지 비난받고 있다는 점이다.
한 누리꾼은 "여대 출신 쇼트커트는 90% 이상 확률로 페미다. 아닌 경우는 극소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 성향 다 떠나서 페미는 극혐이다. 보니까 탈코르셋 국대도 좀 보이는 거 같다. 요즘 여자들은 쇼트커트하면 페미 소리 들을까 봐 일부러라도 안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사격 여자 대표팀 박희문은 "쇼트커트하면 다 페미니스트" "여자 쇼트커트는 걸러야 한다" 등의 악플을 받았다.
이처럼 여성 선수들을 향한 무분별한 사상 검증 공격이 이어지자 일부 여성 누리꾼들은 '쇼트커트 캠페인'을 펼치며 응원에 나섰다.
신체 심리학자 한지영씨는 지난 2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스포츠 선수에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왜 머리를 자르나요' '혹시 페미인가요' 등의 몰상식한 질문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많은 쇼트커트 여성들이 무대에 서고 가시화돼야 한다. 올림픽 여성 국대 선수 헤어스타일로 사상 검증이라..."라며 "우리 여성 선수 선전을 기원하며 '여성 쇼트커트 캠페인' 어떤가. 바야흐로 쇼트커트하기 좋은 계절"이라고 제안했다.
다른 여성 누리꾼들도 "운동할 때 머리 길면 얼마나 불편한지 체험해보지 못했다면 입 다물기" "머리 감을 때나 말릴 때 얼마 안 걸려서 좋고, 뭐 먹을 때 입에 안 들어가서 좋고, 운동할 때 걸리적거리지 않아서 좋고" 등의 의견을 트위터에 남기며 해당 캠페인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