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쪽이 카키색이게?” 한국인 99%는 무조건 틀린다는 색상 문제

2021-07-23 16:49

add remove print link

카키는 탁한 황갈색…우리 군복은 녹갈색
난감한 색 분류…누리꾼 “겨자색이 카키라니”

클리앙
클리앙

어느 쪽이 카키색일까.

대부분의 한국인은 이 질문을 받으면 망설임없이 오른쪽을 찍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 '한국인 99%가 틀리는 문제, 카키색은 어느 쪽일까요'라는 제목의 흥미로운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두가지 색상을 나란히 배열해 누리꾼들의 선택을 유도했다. 작성자가 '나도 틀렸다'고 고백한 점으로 미뤄 정답이 오른쪽은 아닌 듯하다.

그렇다. 옳은 답은 왼쪽이다.

흔히 한국에선 군복에 쓰이는 어두운 초록색, 밀리터리 룩(Military Look)을 카키색이라 부르는데 이는 색상 오류다.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펙셀즈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펙셀즈

카카색의 카키는 페르시아어로 흙먼지를 뜻하는 'Khak'에서 파생된 힌두어 'Khaki'에서 유래됐다. 단어 뜻 그대로 흙먼지 색인 '탁한 황갈색'을 의미한다.

카키색은 19세기 중반 영국이 인도를 점령할 당시 군복의 색깔로 널리 쓰이게 됐다. 흔히 사막용 위장 패턴에 쓰였다.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반건조 지형에서는 황갈색 군복이 더 높은 생존율을 보장한다는 것이 경험으로 증명됐기 때문이다.

이후 영국이 전쟁을 많이 치르면서 다른 나라의 군대도 카키색 군복의 유용성을 깨닫고 도입하기 시작했다. 결국 전 세계적인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자리잡게 됐다.

그런데 왜 우리는 진한 녹색을 카키색으로 부르게 됐을까.

독립군과 광복군의 군복에서 현재 군복까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렸다 / 연합뉴스
독립군과 광복군의 군복에서 현재 군복까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렸다 / 연합뉴스

원래 우리나라의 군복 역시 카키색이었다. 일제에 맞선 독립군이나 임시 정부의 광복군 등의 군복은 카키색 계열이었다.

때문에 당시는 '군복 = 카키색 = 국방색' 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게 된다. 카키가 넓은 지역에 걸쳐 오랜 세월 군복의 위장색으로 사용됐기에 우리나라에선 국방색으로 받아들여진 거였다.

위 군인이 입은 군복 색상은 카키색이 아니다. 올리브 드랩(O.D)으로 불러야 맞다 / 펙셀즈
위 군인이 입은 군복 색상은 카키색이 아니다. 올리브 드랩(O.D)으로 불러야 맞다 / 펙셀즈

시간이 흘러 우리나라 군복의 색은 한반도의 울창한 산림환경 또는 새롭게 바뀐 미군의 군복 색깔에 맞춰 진한 녹색으로 변하게 됐다.

그러나 원래 특정한 색을 나타내던 단어가 아니었던 국방색은 여전히 군복을 나타내는 색깔이었다. 따라서 '군복 = 진녹색 = 국방색 = 카키색' 이라는 이상한 공식이 태어나게 된 것이다.

현대 대한민국 의류 색상에서는 참으로 난감한 색 분류가 아닐수 없다.

누리꾼들은 '상상도 못한 정체', '겨자색이 카키라니', '신선한 충격이다' 등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home 안준영 기자 story@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