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하철 안에 '용두질' '화냥기' 등 19금 용어투성이인 시가 붙어 있는 이유
2021-07-2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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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여아가 해당 시 읽자 어른들 매우 놀라
공사 “명확한 선정 기준 마련하지 못했다”

광주지하철 열차 안에 보기만 해도 얼굴이 화끈거릴 19금 용어가 들어간 시가 부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뉴스1은 전날 오후 5시 광주지하철 1호선 열차에 탑승한 5살 여아와 30대 후반 엄마의 일화를 전하며 이 같이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열차 안에 부착된 한 편의 시를 목격한 여아는 이를 큰 목소리로 따라 읽었다.
고사리 같은 아이 손을 붙잡은 엄마의 얼굴은 점차 붉어졌다. 시의 내용이 이상했기 때문이다.
아이가 '근질근질한 화냥기(화양기)로 연두색 치마 깔지도 않고! 성급하게 은밀한 곳 용두질하여 파악!'이라고 말하자, 엄마는 아이의 어깨를 툭툭 치며 "그만. 조용히"라고 언질을 줬다. 무색해진 아이의 얼굴이 금방이라도 울 듯했다.

시의 내용을 보고 놀란 것은 엄마뿐만이 아니었다. 노약자석에 앉아있던 몇몇 노인들은 아이의 눈을 쫓아 시를 따라 읽고는 "낯짝 부끄럽다"며 혀를 찼다.
문제의 시는 '영취산, 진달래'란 제목의 모 시인 작품으로, 전남 여수 영취산에 핀 봄날의 진달래 풍경을 성적 행위에 빗대 표현했다. 예술적 은유로 '화냥기'와 '용두질'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
시 속에 쓰인 화냥기는 '남자를 밝히는 여자의 바람기', 용두질은 '남성이 여성과의 육체적 결합 없이 자기의 생식기를 주무르거나 다른 물건으로 자극해 성적 쾌감을 얻는 일'을 뜻한다.
이에 대해 광주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시민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광고가 붙지 않은 게시판에 시화를 설치했다"며 "당시 전문 단체와 시인과의 협업 등으로 게재했지만 명확한 선정 기준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 "빠른 시일 내로 열차를 점검해 해당 시와 다른 시화들에 대한 확인 절차를 거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