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식스 노래가 내 심장을 '뚫고 지나가요' 어쩌죠? [띵곡을 찾아서]
2021-07-0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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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명곡 맛집' 데이식스의 숨겨진 보석 같은 트랙은?
JYP의 첫 밴드이자 유일한 밴드
차트 1위, 억대 조회수가 전부는 아니다. 시기를 잘못 만나서, 혹은 너무 앞서가서, 컴백 타이밍이 좋지 않아서, 타이틀 곡이 아니라서 대중과 제대로 만날 기회를 갖지 못한 띵곡(명곡)들이 가요계에는 너무나 많다. K팝이 단순한 '한류' 바람을 넘어 전 세계 팝 시장의 새로운 스탠다드로 자리매김해가는 지금, 위키트리가 국경 불문, 나이 불문 누구에게 소개해도 후회 없을 보석 같은 K팝 노래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데이식스의 첫 유닛 데이식스 (이븐 오브 데이)가 가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5일 발매된 데이식스 (이븐 오브 데이)의 신곡 '뚫고 지나가요'는 1990년대 이스트 코스트 힙합 리듬과 재즈 풍의 코드 전개 위에 1990년대 한국 발라드 느낌을 멜로디 라인에 녹인 곡이다. 이별을 맞이한 화자의 슬픈 감정과 대비되는 경쾌한 밴드 사운드와 "그대의 한마디가 나를 뚫고 지나가요"라는 후렴구가 시작되면서 벅차오르게 변하는 멜로디 라인이 돋보인다.
사실 데이식스는 데뷔 때부터 거를 곡 없는 앨범으로 '띵곡(명곡) 맛집'으로 일찌감치 자리매김했다. 자신들이 만든 노래로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이식스. 세련미 넘치는 멜로디와 핵심을 찌르는 저릿한 가사는 이들의 전매특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첫 밴드이자 유일한 밴드인 데이식스의 명곡들을 꼽아 봤다.

컬러스 (2015)
2015년 발매된 데이식스의 데뷔 앨범의 마지막 트랙이다. 이 앨범은 어느 한 곡을 추천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곡들이 명곡인데. '컬러스'는 그 가운데서도 앨범의 가장 마지막에 자리해 짙은 여운을 남긴다.
이별을 맞이한 심경을 모든 색과 빛을 잃은 상태에 비유, 떠나간 상대에게 자신을 빛으로 물들여 달라고 갈구하는 애절한 가사가 특징이다. "새하얀 손으로 너의 색으로 나를 덮어줘", "붉은 노을 빛처럼 날 불들여줘. 나를 잃지 않게" 등 감각적인 가사가 돋보인다.
헌트 (2016)
'놓아 놓아 놓아'가 수록된 데이식스의 미니 2집 수록 곡이다. 역시 마지막 트랙이다.
마음에 드는 상대를 유혹하는 과정을 사냥(헌트)에 비유한 독특한 가사가 특징이다. 시작부터 경쾌하게 내달리는 멜로디와 데이식스 멤버들의 힘 있는 보컬이 잘 조화를 이뤘다.

맨 인 어 무비 (2017)
데이식스는 2017년 매 달 신곡을 발매하는 '에브리 데이식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맨 인 어 무비'는 '에브리 데이식스'의 다섯 번째 프로젝트로 나온 앨범 수록 곡이다.
사랑에 빠진 상태를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에 비유하며 사랑을 속삭이는 노래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연상시키는 낭만적인 멜로디와 전개가 인상적이다.
비 레이지 (2017)
이불 안에서 하염없이 늘어지고 싶은 날 듣기 좋다. 제목에서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듯 하염없이 게으름을 피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햇살이 우리를 갈라놓는 게 싫어. 기지개 켜고 일어나려 하지 마", "지금 여기 천국이 있는데 뭐 하러 밖에 나가려고 해. 이불 안에 안전하게 있어. 밖은 너무 위험해" 같은 재치 있는 가사가 듣는 재미를 높인다.
다만 노래가 지나치게 신나서 침대에 누워 듣다가도 절로 일어나 앉아 어깨를 들썩이게 된다는 점은 함정이다.
워닝! (2018)
풍성한 밴드 사운드를 유감없이 즐기고 싶다면 '워닝!'을 꼭 들어 보시라. 도입부부터 풍성하게 쏟아지는 악기 사운드에 귀가 푹 젖어버릴 테니까. 힘껏 내달리는 록 감성이 제대로 살아 있다.
""이 선을 넘지 마시오"란 말이 앞에 뻔히 써있대도 못 참겠어. 절대 넘지 말라고 그 누가 뭐라 하든 이미 밟아 버린걸요" 같은 직설적인 고백은 시원하게 트랙을 질주하는 멜로디와 찰떡같이 어우러진다.

초콜릿 (2018)
레트로에 빠졌다고? 그렇다면 왠지 모르게 1970년대 캘리포니아 해변을 떠올리게 하는 데이식스의 '초콜릿'을 들어보시라.
'초콜릿'은 웹 드라마 '하지 말라면 더 하고 19'의 OST다. 멈추려 해도 자꾸만 떠오르는 상대에 대한 설레는 마음, 그 멈출 수 없는 달콤한 순간을 '초콜릿'이라는 테마로 풀어낸 노래다. 데이식스의 밝고 경쾌한 매력을 댄서블한 사운드로 담아냈다. 왠지 색이 살짝 바랜 클래식카를 타고 해변가를 달리며 듣고 싶은 노래다.
마라톤 (2018)
'행복했던 날들이었다'가 담긴 데이식스의 '리멤버 어스: 유스 파트 2'의 6번째 트랙이다. 힘껏 달리다 지쳐 있는 이들을 위로하는 가사의 힐링송이다.
때론 지루하고 고된 삶의 길을 '마라톤'에 비유해 "많이 힘들잖아 이젠 걸어도 괜찮아", "잠깐 쉬어도 좋아. 쉬엄쉬엄도 좋아. 누리하지 않아도 돼", "사실은 나도 너랑 다를 거 하나 없어. 앞지른 사람이 날 비웃고 있을까 봐 나도 멈추지 못했어"라는 공감형 가사가 감성을 자극한다.

포장 (2019)
사랑하는 사람에게 온전한 자신을 다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사랑은 솔직한 거라고 하는데, 어떤 때는 자신의 약하고 초라한 모습을 상대가 알게 될까 숨기기 바빠지기도 한다.
'포장'은 이렇듯 애써 감춰왔던 멋지지 않은 면이 드러난 화자의 씁쓸한 심경을 담은 노래다. 록 발라드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야야 (2019)
'이거 노래 제대로 튼 거 맞나?' 이 노래를 처음 듣는다면 이런 생각을 할 확률이 99.9%다. 사랑 노래가 분명할 로맨틱한 멜로디로 시작했는데 들려오는 첫 구절이 "오늘도 면도 안하고 나왔네란 말 한마디에 왜 이렇게 찔리냐"이기 때문이다.
"방금까지 자다 나온 거야?" 등의 말을 직설적으로 날리는 상대를 향해 "아무리 해 봐도 잘해보려고 해 봐도 안 되는 걸. 너를 만족시키기에 부족해서 미안해"라며 푸념하는 재미있는 내용의 노래다. 특히 "아야 야 야 야 너무 아파 나 나 나 나 아야 야 야 야"라고 반복되는 후렴 구절이 백미다.

어프레이드 (2020)
감성에 젖고 싶은 밤에 추천하고 싶다. 사랑하는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 하는 것만 같아 자괴감에 빠진 마음을 "넌 검은색의 하늘을 밝히는 달을 닮았지만 너의 빛이 나의 어둠에 조금씩 가려지고 있어"라는 감각적인 표현으로 풀어냈다.
잔잔하게 시작해 점차 풍성해지는 사운드는 데이식스의 초창기를 기억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