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유통기한 50일 지나도 판매 가능하도록 하겠다' 정부 결정 파장
2021-06-0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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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바꾼다는 정부
탈 없다지만… 덜 신선한데 같은 값에 사는 소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내년부터 식품 패키지에 표기된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바꾸겠다고 최근 밝혔다. 시중 제품의 상당수가 유통기한이 지나도 일정 기간 섭취할 수 있지만, 소비자가 이를 '폐기 시점'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까닭에 음식물이 낭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은 다르다. 유통기한은 업체가 소비자에게 식품을 판매할 수 기간, 소비기한은 미개봉 상태에서 권장 방법대로 보관했을 때 소비자가 먹어도 이상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최종 시한을 뜻한다.
우유의 경우 유통기한은 10~15일가량이지만 50일이 지나도 마실 수 있다. 업계는 우유의 소비기한을 최대 65일까지로 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우유를 미개봉 상태에서 냉장 보관한 결과 50일 지나도 대장균과 세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요구르트는 20일, 슬라이스 치즈는 70일 뒤에 섭취해도 괜찮다고 소비자원은 밝혔다.
유제품 말고 다른 식품은 어떨까. 달걀은 20일, 두부는 90일, 식빵은 20일, 액상 커피는 30일, 냉동만두는 1년까지 둬도 보관만 잘하면 상하지 않는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똑같은 가격에 덜 신선한 제품을 살 수도 있다는 데 있다. 식품회사들이 저마다 자기 제품들이 신선하다고 홍보하는 상황에서 유통기한이 아닌 소비기한을 내세우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들을 설득하려면 재고 하락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누리꾼들 시선은 곱지 않은 편이다. 한 누리꾼은 "(유통기한이) 열흘 지난 우유을 마셔보라. 다시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먹어서 탈이 나지는 않을 수는 있지만 맛이 다르다. 오히려 우유에 대한 부정감이 높아질 듯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2주 지나서 아까워 먹으면 맛이 이상하던데. 왜 이러나? 분유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