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보다 많게는 2억이나 저렴한 아파트 1층… 싼 가격 말고 이런 장점도 있다

아파트 구매를 고려할 때 의외로 중요한 것이 층수 선택이다. 같은 단지라도 1층과 고층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 이상 가격차가 나곤 한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아파트 1층의 장단점을 분석했다.

이젠 1층이 로얄층? 뭐가 달라졌길래

지금까지 부동산 시장에서는 주변 자연환경이나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고층이 로열층으로 통했다. 이제는 그 판도가 바뀌고 있다.

아파트 1층의 수요가 늘게 된 이유는 사회적 이슈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표적으로 층간 소음이다. 신축 아파트도 층간 소음은 어려운 문제다. 그래서 어린 자녀가 있거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세대는 이웃 간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1층 집을 선호한다. 이웃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지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 19 이슈로 방역이 중요시 되면서,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아도 되는 1층은 수요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잠깐이라도 밀폐된 공간에 타인과 섞여 있다는 것이 요즘은 보통 두려운 일이 아니다. 바쁜 출근길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이 은근 아깝기도 하다.

건설사들 역시 소외된 1층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1층을 필로티(벽 없이 기둥만 있는 구조)로 설계해 사실상 2층으로 조성하거나 별도의 테라스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특화설계를 적용해 1층을 변신시키고 있다.

내달 서울 강남역 인근에 입주가 예정된 ‘서초 그랑자이’는 전체 동에 9m 높이의 필로티를 장착했다. 1층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실제로는 일반 아파트의 4~5층 높이에 거주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존재하는 1층의 단점

흔히 알려진 아파트 1층의 단점으로는 사생활 보호와 방범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1층은 도보로 통행하는 사람들이 조금만 눈을 돌려도 세대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현관에서 비밀번호를 누를 때도 항상 조심해야 한다.

요즘은 필로티 설계가 적용돼 이런 문제가 조금 나아지긴 했으나, 그래도 커튼이나 사생활 차단 필름은 필수다. 가뜩이나 저층이란 이유로 일조권이 침해되는 1층에 커튼까지 치니, 습기에 노출된 생활을 하기 일쑤다. 또한 필로티와 맞닿은 세대는 바깥 공기와 접촉이 많기에 바닥 단열이 부실한 경우, 겨울에 동파에 취약하고 곰팡이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1층은 밖에서 들려오는 소음이나 담배 냄새, 여름철 나타나는 벌레의 공격 등에도 취약하다. 배수관 역류나 하수구 냄새도 불만 사항 중 하나다. 이러한 단점들 탓에 다른 층보다 시세가 저렴한 것이다.

이런 가정은 1층 고려해보세요

가격이 아파트 선택시 최우선적 요소라면 아파트 1층 구매를 고려해볼 만하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1층도 괜찮다. 층간 소음 문제도 있지만, 비슷한 가격으로 조금 더 넓은 면적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있다면 아무래도 넓은 집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1층의 분양가는 로열층 분양가보다 10~15% 저렴하다. 입주 후 시세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1층은 급매물이 많이 쏟아져 나오는 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서울 강북의 대장주 아파트라고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1층(전용 84㎡)은 지난 1월 15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바로 다음 달에 21층은 18억5000만원에 팔렸다. 같은 단지임에도 가격 차이가 2억원 이상 난다는 건 실수요자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또한 과거엔 1층의 집값 상승률이 로얄층에 비해 다소 낮았지만, 최근에는 그 격차가 많이 줄어 투자 목적으로도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