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21 캐릭터 ‘먹방’으로 인스타 광고 찍었다… 사람이 아니어도 인플루언서 시대
2021-05-1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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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일상 계정으로 핫도그 광고 촬영한 유명 캐릭터
‘먹방’ 보여주며 팬들과 소통
최근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이들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고 온라인상에만 존재하는 가상의 인물, 또는 캐릭터가 유명해진 상태를 뜻한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은 가수로도 데뷔하며 직접 자신의 SNS 채널을 운영해 라이브 방송과 댓글로 실시간 소통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디오비 스튜디오의 ‘인공지능 얼굴’ 버추얼 휴먼 루이가 그렇고, 미국 AI 스타트업 '브러드'의 패션 버추얼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가 그렇다. 특히 릴 미켈라는 인스타그램 광고 등으로 지난해 약 13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또 국내 AI그래픽 기업 '펄스나인'이 선보인 AI 가상 프로젝트 걸그룹 ‘이터니티(Eternity)’는 이달 초 데뷔 한 달여 만에 첫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54만 건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캐릭터 전문 기업 라인프렌즈(LINE FRIENDS)와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협업해 만든 캐릭터가 본격적으로 버추얼 인플루언서 활동에 나섰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최근 인기 캐릭터 BT21은 자신들이 직접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BT21story’를 오픈하고, 이곳에서 ‘먹방’ 크리에이터 등으로 활약하며 이런 활동으로 광고까지 받았다고 알려졌다.
캐릭터 BT21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라인프렌즈와의 협업 하에 직접 디자인부터 성격, 설정까지 개발 전 과정에 참여한 캐릭터다. 세세한 설정과 각각의 캐릭터가 엮인 ‘세계관’까지 갖춘 BT21은 세계적인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 미국 인기 토크쇼 진행자 지미 팰런(Jimmy Fallon) 등 국내외 셀러브리티를 포함해 전 세계에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라인프렌즈에 따르면 글로벌 팬덤 인구만 3000만명에 이른다.
BT21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실제 8명의 캐릭터들이 직접 운영하는 콘셉트로 이뤄져 있다. 각 캐릭터가 실제 셀카, 일상 콘텐츠 등을 올리며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듯한 재미를 주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나의 첫 직캠’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강변에서 라이브 공연하는 영상을 올리는 등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형태의 콘텐츠를 많이 보여주고 있다.
해당 인스타그램 계정은 생성된 지 이틀도 지나지 않아 5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확보하며 인기를 끌었다. 팬들은 평소 좋아하던 캐릭터의 일상이 공유되는 모습에 마치 친한 친구가 된 것처럼 친밀감을 느끼며, 이를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다고 한다.
특히 해당 계정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미식가 캐릭터 ‘RJ(알제이)’의 ‘먹방’이다. 이미 지난해 BT21 공식 유튜브를 통해 우동 먹방을 선보여 4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던 RJ는 이번엔 아예 식품 관련 광고 콘텐츠를 촬영했다.
지난 13일 공개된 RJ의 이마트 피코크 ‘모짜렐라 크리스피 핫도그’ 먹방은 공개한 지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15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다. 또 하나의 ‘광고 활동’을 하는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한 IP 업계 관계자는 “BT21 캐릭터가 SNS 채널을 통해 타 브랜드 광고를 진행하게 된 것을 시작으로, 캐릭터 업계에도 ‘버추얼 인플루언서’로의 변신 열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융합한 ‘메타버스’가 산업 전반의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라인프렌즈와 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바탕으로 가상세계의 캐릭터 IP를 현실세계로 불러온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인프렌즈는 최근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기반으로 3D 콘텐츠를 제작하는 에이펀인터렉티브와 파트너십을 맺고 버추얼 스타 ‘아뽀키(APOKI)’의 IP 비즈니스 전개에 나섰다. 이는 본격적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진출에 착수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