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이 큰돈 번대도 코인에 투자 안 하는 이유, 바로 이것 때문이다
2021-04-2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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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수단 인정하는 대신 중과세 조치
세율이 주식은 20%, 코인은 최대 55%
하지만 글로벌 코인 투자 열기를 비켜간 나라가 있다. 바로 이웃나라 일본이다. 일본 사람들은 왜 코인에 베팅하지 않는 걸까. 결론적으로 일본인들이 코인을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다. 코인 투자를 하고 싶어도 못한다.
최근 한 유튜브에 올라온 '왜 일본에서는 한국처럼 가상화폐 붐이 일지 않을까'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2030 '코린이'(코인과 어린이를 합한 말로 코인 초보 투자자를 뜻한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해당 유튜브 채널은 일본 거주 17년차인 한국 남성과 일본인 부인이 다양한 일본 정보를 주제로 진행한다.
해당 유튜브에 따르면 일본 금융청은 2017년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인정했다. 정부에서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받아들인다고 선언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해 12월 일본 국세청은 암호화폐에 거래에 대한 세금 부과를 발표했다.


일본의 경우 주식으로 수익을 내면 20%의 세금을, 주식 배당금에 대한 수익이 있으면 20%의 세금을 물린다. 외환(FX)에 대한 수익 역시 약 20%의 세금을 내야 한다.
주식과 외환(FX) 소득은 '분리과세'다. 만약 1억원의 연봉을 받는 월급쟁이라면 '종합과세'로 소득세·주민세 등으로 종합 세금을 납부하고, 주식과 환율로 따로 1억원을 벌었다면 '분리과세'를 통해 2000만원을 납부하면 끝이다.
그런데 일본에서 코인 수익은 '종합과세'로 잡힌다. 연봉이 1억원인 월급쟁이가 코인으로 10억원의 수익을 내 대박이 났다면 1억원+10억원이 종합과세로 합쳐진다. 합쳐진 11억원에 대해 세금이 부과되는데, 최종적으로 세율이 55%다.
연봉과 코인 수익으로 11억원을 벌었는데 세금이 6억원을 넘는다. 코인으로 돈 벌어봐야 일본 정부에 상납하는 꼴이다.
한국도 암호화폐 투자 수익에 대해 내년부터 20% 세금을 물리는데, 과세 방식이 차이가 난다. '분리과세' 방식이어서 세율이 일본보다 낮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세법개정안을 통해 내년부터 암호화폐를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한 수익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250만원을 기본 공제한 뒤 20%(지방세 포함 22%)의 세율로 '분리과세'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내년에 비트코인으로 1000만원 차익을 봤다면 수익에서 250만원을 뺀 나머지 750만원의 22%인 165만원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기타소득은 일시적이고 우발적인 불로소득의 성격이 강하다. 로또 등 복권 당첨금이나 상금, 계약 파기에 따른 위약금은 물론 도박 등 사행 행위로 번 돈이나 뇌물도 모두 기타소득에 해당한다.
우리 정부가 암호화폐 투자 수익에 대해 종합과세가 아닌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것은, 암호화폐가 지닌 자산으로서의 성격을 약하게 보기 때문으로 보인다. 암호화폐는 자산으로서 내재가치가 없다는 최근 정부의 일관된 기조와 맥락을 같이 하는 조치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