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잠수교에 붙었던 아들 찾는 메모, 안타까운 결말 전해졌다
2021-03-2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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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번갈아가며 상황 전했던 사건
실종됐던 25살 청년, 사망
사라진 가족을 애타게 찾는 내용으로 화제가 됐던 글의 안타까운 결말이 전해졌다.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처남이 실종됐다는 제보 글이 올라왔다.
실종자는 25살 김성훈 씨다. 김 씨는 지난 7일 오후 5시쯤 서울 반포대교 하단의 잠수교 북단 방향 갓길에 자신의 흰색 차량을 세운 것을 마지막으로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 차 안에선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발견됐다. 김 씨 휴대전화에선 유언으로 추정되는 1분 가량의 동영상도 있었다.
김 씨 가족들은 보배드림에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하면서 김 씨를 애타게 찾았다. 김 씨 부모가 잠수교에 메모를 붙여둔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기도 했다.
25일 김 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가족이 원글에 내용을 추가해 전한 것이다. 네티즌들은 "안타깝다", "집으로 돌아오길 바랐는데..."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다음은 김 씨 가족이 한 말이다.
안녕하세요. 24일 어제 11시 40분쯤 아빠에게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성훈이 찾았다고 동작대교 밑 한강에서
성훈이가 맞는지 확인 해보셔야 하니 오셔야 된다고 했을까요?
아빠도 지금 너무 충격이 크신지라 통화 내용도 모르겠다 하십니다 서울가서 확인해 보니 우리성훈이 얼마나 오래 있었던건지 우리 막둥이 많이 상해있었어요 울 막둥이 발 뒤꿈치만 까져도 아포아퐁 하며 자기몸 끔찍하게도 생각했던 애기인데 겁도 많아서 무서운얘기 이런거 하면 안 무서워!!!유치해 하면서 허세부리다가 잘때는 자기 방 불키고 자는 애가 안 무서웠을까 많이 무서웠을텐데 추웠을텐데 많이 외로웠겠다
성훈이 데리고 해남으로 갑니다
부모님께선 우리 성훈이 우리 아들 배 많이 고팠을꺼라고 맛있는거 많이 많이 차려줘야한다고 어서가자 성훈아 어서 가자 하시며 계속 우십니다 마음이 찢어집니다 마음이 찢어지는게 이런걸까요
이번에 성훈이가 실종되고 난 후 저희 가족처럼 같이 찾아아주시고 걱정해 주시고 위로해주시며 또 저희가 혹여 흔들릴까 잘 잡아주시던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우리 대한민국 다 우리 서로 얼굴도 모르지만 정말 친오빠 친언니 친동생 처럼 삼촌처럼 이모처럼 때론 고모들이 되어주시던 많은 분들께 정말 마음 깊이 너무 감사드립니다
혹여 이 좋으신 분들 성훈이 아직 못찾았나 걱정에 잠 못드실까 찾아주시다 몸이 상할까 겁나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저희를 도와주신 많은 분들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