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화난 김연경 선수, 회식할 때 아예 수저조차 들지 않았다
2021-02-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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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일로 배구판 어수선하자
새삼 주목받고 있는 김연경 리더십
여자배구판이 이런 저런 일들로 시끄러워지면서 ‘배구 여제’ 김연경의 리더십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다영과의 불화설이 촉매제가 돼 그의 행적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입니다.
김연경은 자신이 생각하는 리더십의 덕목은 ‘솔직함’이라고 답했습니다. 지난해 유튜브 채널 '(ISF)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에 '스포츠스타 리더십 특강 배구선수 김연경'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김연경은 리더십이 뭔지 묻는 물음에 "솔직함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 사람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얘기를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뭔가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겐 현재 상태를 있는 그대로 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 이 사람이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고, 팀원들한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고 있는데 그거를 그 선수한테 '넌 잘하고 있어'라고 이렇게 얘기하는 것보다는 '너 지금 잘못하고 있는 것 같아. 지금 너 때문에 팀 분위기도 안 좋고, 너 때문에 다른 안 좋은 에너지들이 생기잖아'라고 정확하게 표현해주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얼핏 보면 도도할 정도의 자신감을 표출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김연경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위대한 배구 선수입니다. 하지만 김연경이 그저 자기 실력을 자랑하기 위해 이런 말을 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김연경은 솔직함이라는 리더십의 덕목을 자기보다 힘이 센 쪽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행사했기 때문입니다.
김연경은 과거 해외 이적 문제를 놓고 구단과 갈등을 빚자 사실상 이적을 사사건건 방해하는 구단에 맞서 선수 생명을 놓고 담판을 지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기자회견까지 열어 구단을 직격해 여론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세계 진출이라는 목표를 위해 구단의 압력에 맞서는 솔직한 매력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었습니다. 배구계를 발칵 뒤집은 이적 파동을 통해 김연경은 해외 이적 때 완벽한 FA가 됐습니다. 그리고 김연경은 자신을 끝까지 지지한 터키 페네르바체와의 계약을 통해 의리를 지켰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김연경은 2017년 한국 여자배구가 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 대표팀 차출 논란에 휩싸일 때도 솔직하게 할 말을 했습니다.
당시 김연경은 특정 선수가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은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이번 대회에는 OOO(특정 선수 이름)이 들어왔어야 했다. 팀에서도 경기를 다 뛰고 훈련까지 소화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번에 빠졌다. 결국 중요한 대회만 뛰겠다는 얘기가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김연경은 선수가 아닌 시스템의 문제를 말한 것이라면서 “나를 포함한 모든 선수에게 해당하는 내용이었다”고 했습니다. 대표팀이 엔트리조차 채우지 못하는 시스템을 비판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선수 실명을 언급한 데 대해 솔직하게 사과했습니다.
그간 행적을 보면 김연경은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면모를 많이 보였습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20년 만에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을 때의 일입니다. 배구협회가 선수들을 체육관 근처 식당으로 데려가 김치찌개를 제공하자 김연경은 크게 분노했습니다. 그리고 사비를 털어 선수들을 고급 레스토랑에 데려갔습니다. 배구협회의 얼굴을 붉히게 만든 셈입니다. 김치찌개집에서 김연경이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밥을 먹지 않는 모습을 담은 사진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습니다. '식빵 언니'로서 김연경의 솔직한 감정 표출이 주목받은 것은 물론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2018년에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배구연맹이 의결한 프로배구 샐러리캡 제도를 비판했습니다. 김연경은 샐러리캡 액수를 언급하며 배구연맹이 여자배구를 남자배구와 차별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해당 글에서 그는 “나는 한국리그에서 못 뛰고 해외에서 은퇴해야 할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며 배구연맹을 압박했습니다. 김연경의 글 덕분에 스포츠 팬들은 배구계의 현실을 직시하게 됐습니다. 팬들은 김연경이 자기 연봉만을 위해 샐러리캡 액수를 언급하진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김연경은 11년 만에 국내로 돌아오면서 후배 선수들과 상생을 위해 연봉 협상에서 스스로 3억원을 삭감하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린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