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아파트 건물에 뜬금없이 뚫린 구멍, 알고 보니 '기관총 쏘는 곳'
2021-01-07 11:56
add remove print link
뜬금없이 뚫려있는 구멍, 다름아닌 기관총 포대
북한남침시 기총사격…강남개발, 방어선 목적도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와 한양은 고급 민영아파트 문화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유명하다. 1970~1980년대 입주가 이뤄진 낡은 아파트임에도, 탁월한 위치와 비교우위의 거주환경으로 지금도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아파트에는 30년 넘게 살아온 입주민들도 모르는 비밀이 있다. 무엇일까.
압구정 현대 8차, 한양 4차 아파트는 건설 초기부터 브랜드와 강남 아파트 열기를 타고 고소득 전문직과 상류층이 몰려든 인기 아파트였다.
그런데 한강 북쪽을 바라보는 한강 변 바로 앞에 놓인 동(棟)에는 움푹 팬 듯한 모양의 구멍들이 있다. 의문의 구멍 뒤에는 평범한 계단이 있다.
이 시설은 아무도 쓰지 않고 들어갈 수조차 없게 막혀있다. 입주민들도 이 것의 용도를 모른다. 시공사 쪽에서도 어떠한 자료도 남겨져 있지 않다고 한다.
이 공간의 정체는 전시상황이 되면 기관총 사격을 하기 위한 기관총 거치대, 즉 총안(銃眼)이다. 북한의 남침 시 한강 남쪽을 기준으로 방어선을 구축하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추측된다.
아직 재건축에 들어가지 않은 강남의 복도식 주공 아파트들의 경우 대부분 한강을 향해 아파트 복도가 설계돼 있다. 이 또한 북한군의 한강 남하를 대비한 것으로, 유사시 강북에서 도하하는 북한군들을 방호하기 위한 목적이다. 즉 참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전시 대피' 강남이 급부상한 이유 중 하나
서울의 핵심 도시였던 종로를 밀어내고 강남이 급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도 전시 대피 용도가 포함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한강은 넓고 깊어 북한군들이 쉽게 도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970년대 이전만 해도 강남은 서울의 변방 취급을 받는 곳이었다. 개발되기 전 강남지역은 과수원이나 논밭이 있는 경기도의 작은 마을에 불과했다. 강남을 서울로 편입시킨 정부의 목적은 북한의 대공포 사정거리를 피하기 위한 것과 수도권 기능을 분산하기 위함이었다.
강남 터미널 옆 서래마을에 있는 서래공원 역시 벙커였다. 조달청, 법조타운과 가까운 이 곳은 반포대교를 통해 내려오는 북한군을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는 공원으로 조성돼 인근 주민들의 휴식처로 이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