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쉽지 않다" 기안84가 10년 전 디시인사이드에 올린 글에 누리꾼들 감동

2020-12-0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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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 2010년 “고등학교 이야기로 웹툰 그린다… 망하면 호주 치킨공장행”
누리꾼, 집까지 사준 아들과 살면 속터져 따로 산단 어머니 반응에 '폭풍공감'

기안84 /뉴스1
기안84 /뉴스1

웹툰 작가 기안84가 데뷔 전에 남겼던 안타까운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8일 국내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전후 사정 알면 씁쓸한 기안 데뷔 전 글'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기안84가 2010년 11월 1일 새벽에 디시인사이드에 남긴 글이 담겼다.

기안84가 2010년 11월 1일 새벽에 디시인사이드에 남긴 글. /에펨코리아
기안84가 2010년 11월 1일 새벽에 디시인사이드에 남긴 글. /에펨코리아

기안84는 "나 모르는 사람도 많겠지만 말년이 형님이 쓰길래 매일 눈팅하다 나도 쓴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까지) 이토준지 따라가려다 본전도 못 챙겼다"면서 "그래서 좀 리얼한 고등학교 이야기로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에도 망하면 호주 치킨공장에 들어가 일해야 한다"며 "사는 게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여 씁쓸함을 자아냈다.

이는 그가 2011년 웹툰 '패션왕'으로 데뷔하기 전 무명 시절에 남긴 글로, 이듬해 '패션왕'이 인기몰이를 시작한 후 누리꾼들 사이에서 종종 회자되고 있다.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기안84의 모습. /에펨코리아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기안84의 모습. /에펨코리아

해당 사연을 공유한 누리꾼에 따르면 그는 어린 시절 사립초등학교에 다닐 정도로 잘 살았지만, IMF 경제 위기로 집안 형편이 기운다.

성인이 된 그는 의경시절 기억을 그린 '노병가'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은 탔지만, 수익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아 회의를 느낀다.

그러던 와중에 2009년 아버지까지 돌아가시고, 2010년 이 같은 사연을 쓰면서 마지막 도전을 한 것으로 보인다.

기안84는 '패션왕' 연재 후 2년 동안 모은 돈으로 가장 먼저 혼자 사시는 어머니가 거주할 30평대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아들과 같이 살면 너무 답답해 따로 살고 있다는 것이 누리꾼의 설명이다.

'전후 사정 알면 씁쓸한 기안 데뷔 전 글'을 접한 누리꾼들 반응. /에펨코리아
'전후 사정 알면 씁쓸한 기안 데뷔 전 글'을 접한 누리꾼들 반응. /에펨코리아

이 같은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기안 일상 보면 엄마가 속 터지는 거 이해된다" "30평짜리 아파트를 사줘도 할 말은 하는 어머니네" "커피포트에 족발라면, 입고 가면 마른다며 젖은 옷 입기 등 속 터질 만도 하지" "한참 감동받다가 마지막 줄이..." "리얼한 늑대 인간"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