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제 딸 사칭까지 해가며 저희 가게 상호를 훔쳐갔습니다”

2020-11-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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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유명 카레집 상호도용 피해 뒤늦게 알려져
방송에서 사장 부부 딸이라고 허위로 소개하기도

부산에 있는 한 유명 카레집이 상호를 직원에게 도둑맞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네티즌들 공분을 사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부산 중구 중앙동에서 겐짱카레를 운영하는 요시다 켄지 씨는 인스타그램에 도용 피해 사실을 알리는 글을 게재했다. 요시다 씨는 글에서 "저희 가게 주방에서 일하던 직원이 저 몰래 상호명과 얼굴마크까지 본인 이름으로 상표 등록을 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요시다 켄지 인스타그램
요시다 켄지 인스타그램

요시다 씨는 "제 딸이라고 방송을 통해서까지 사칭했다. 그것도 모자라 제 가게 상호명으로 '겐짱카레 서면점'과 '겐짱카레 본점'을 오픈하여 겐짱카레를 최초로 시작했던 가게 근처에서 버젓이 장사하며 제 카레인생 모든 것을 통째로 빼앗아 가려고 한다"고 호소했다.

겐짱카레는 일본인 요시다 켄지 씨와 사치코 씨 부부가 운영하는 일본식 카레집이다. 2006년부터 부산 중앙동에 자리를 잡았다. 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며 맛집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앙동과 광복동 두 곳에 점포가 있다.

문제가 된 전 직원이 운영 중인 점포는 중앙동, 서면 등에 지점이 있다. 이중 중앙동 40계단 인근에 있는 '본점'은 요시다 씨 부부가 운영하는 실제 본점으로부터 2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지도를 검색했을 때 같은 가게로 착각하기 쉬운 위치다.

이 가게를 운영하는 전 직원은 미치코라는 일본인과 한국인 남편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 방송에 출연해 겐짱카레를 운영 중인 요시다 씨 부부 딸과 사위이자 2대 주인장으로 소개됐었다.

이하 SBS '모닝 와이드'
이하 SBS '모닝 와이드'

그러나 요시다가 올린 글에 따르면 이는 사칭이었다. 그저 직원일 뿐이었다. 요시다 부부가 한국어를 못 하는 걸 이용해서 방송으로 버젓이 거짓말을 한 셈이다.

요시다 씨 실제 딸은 부산에 머물던 중 지병인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부부가 연고도 없는 부산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여생을 보내는 이유다.

현재 겐짱카레 측은 가게에도 서면점과 40계단점은 관련이 없는 가게이며, 미치코는 딸이 아니라는 안내문을 게시해놓은 상태다.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이 사연은 지난 5월 요시다가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을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못 받았지만 지난 4일쯤부터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뒤늦게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상호 도용뿐만 아니라 딸까지 사칭한 전 직원들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 "소름 돋는다", "방송에서 대놓고 사기를 치네", "파렴치한들이다", "소름 돋는다", "인간이 할 짓이냐" 등 비난이 폭주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자 전 직원 측이 운영하는 가게에는 "사건 내용을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곧 진실은 세상에 알려지리라 믿고 있다"는 안내문이 게시됐다.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