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수'였다… 전세계가 갑자기 현대자동차를 주목하는 이유
2020-09-2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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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태'로 경쟁력 과시… 주가 고공행진
수소트럭 유럽 대량생산… 업계서 현대차 유일
최근 현대자동차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나스닥에서 주가 고공 행진을 보여주던 니콜라가 급추락하자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경쟁력이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 주가는 지난 21일 18만5000원까지 올랐다. 2014년 12월 이후 약 5년 9개월 만에 경신한 최고가다.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56.8%(6만7000원) 상승했다. 지난 3월 저점 대비 현 주가는 3배에 이른다. 국내외 판매 실적과 세계 1위를 바라보는 ‘수소차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불러온 결과였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12개 전체의 시가총액 역시 지난 17일 100조2272억원을 달성했다. 2018년 5월 이후 약 2년 4개월 만에 시총 100조원을 회복한 것이다.
사실 니콜라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이 현대차에 수차례 협력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니콜라의 기술력을 전부 믿지 못했던 현대차는 번번이 거절했다. 결과적으로 밀턴은 CEO 자리를 내려놓고 사기 혐의에 휘말렸으니, 현대차의 거절은 이번 니콜라 논란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었던 탁월한 선택이었다.
현대차의 수소전기트럭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상용차 수소전기트럭 대량 생산에 성공한 것은 업계에서 현대차가 유일하다. 현대차의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는 스위스에 수출을 시작했고 5년 안에 총 1600대를 공급하기로 계약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2022년에는 유럽 시장을 넘어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트럭뿐 아니라 승용차 실적도 순조롭다. 현대차 수소전기 승용 모델 ‘넥쏘’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4987대가 팔리며 전 세계 판매 1위를 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에도 3292대를 팔아 글로벌 선두 자리를 굳혔다. 또 최근 EU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수출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여세를 몰아 수소전기차 연간 생산목표를 올해 1만1000대에서 2022년 4만대, 2025년 13만대, 2030년에는 50만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3년 안에 가격을 50% 낮추고, 연료전지의 수명은 2배 향상한 수소전기차를 개발하겠다고도 했다.
현대차가 만들어낸 성과는 단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현대차는 20년 넘게 수소전기차 관련 기술을 갈고 닦아 왔다. 1998년 처음 사업에 뛰어든 뒤 2013년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양산 체계를 갖췄다. 2018년 선보인 넥쏘는 현존 수소전기차 중 최장인 609㎞ 항속거리를 갖추고 있다. 오랜 연구 끝에 얻어낸 결과였다.
현대차의 도전은 수소전기차에 그치지 않는다. 이 회사는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구축해 내년부터 순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생산할 예정이다. 전기차 영역에서도 글로벌 선두 자리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7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2025년에 전기차 100만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이런 움직임을 보고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테슬라, 폭스바겐·아우디, 르노·닛산 등과 함께 ‘글로벌 4강’ 체제를 이루며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