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레쥬르'를 무척이나 당황스럽게 만드는 일이 오늘(11일) 벌어졌다

2020-09-1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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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전 입찰에 참여한 기업이 고작 3곳
이름값 고려하면 관심도 충격적인 수준

사진 출처=뚜레쥬르 홈페이지
사진 출처=뚜레쥬르 홈페이지
이름값이 초라하다. CJ푸드빌 뚜레쥬르의 매각전에 대한 기업 관심도가 미지근하다 못해 차가울 정도다.

CJ그룹이 11일 진행한 뚜레쥬르 매각 예비입찰에 KG그룹, 어펄마캐피털, 오퍼스-NH PE 컨소시엄 등만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KG그룹은 1954년에 창립한 비료회사인 경기화학(현 KG케미칼)이 모태인 기업이다. 최근 수년간 공격적으로 식음료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7년 KFC를 인수해 재무상태를 개선했다. 지난해 KFC의 매출액은 2100억원, 영업이익은 40억원. 전년 동기보다 매출액이 14%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됐다. 최근엔 할리스커피를 운영하는 할리스에프앤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어펄마캐피탈은 신흥시장 대상 독립계 사모펀드 운용사다.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SC PE)에서 분사해 지난해 8월 독립회사로 출범한 게 어펄마캐피탈이다. 운용자산(AUM)은 약 5조원이다. 뚜레쥬르 재무상황을 개선해 재매각에 나서려고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가 2014년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매드포갈릭을 인수한 바 있다.

오퍼스-NH PE 컨소시엄은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다. 두산그룹 지주사의 사업부인 모트롤BG 사업부의 방산 부문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최근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다만 식음료 사업 경험이 없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뚜레쥬르는 1인가구 증가, 외식산업 침체,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4년 연속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뚜레쥬르를 품고 있는 CJ푸드빌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017년 1조4275억원에서 2018년 1조3716억원, 2019년 8903억원으로 급속도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38억원, 434억원, 3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CJ푸드빌 매출(8930억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알짜인 만큼 발전 가능성이 없다곤 할 수 없다.

문제는 본입찰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느냐다. 뚜레쥬르 부채 부담이 만많찮을뿐더러 뚜레쥬르 가맹점주협의회가 자신들과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매각을 진행한다며 CJ그룹을 성토하고 있다. 본입찰까지 가기가 순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뚜레쥬르 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에 매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가맹점주를 무시한 일방적 매각을 지속해 추진하면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점주들은 CJ에 “매각이 불가피하면 최초 투자금액에 5년간 발생하는 매장 총이익금을 주고 CJ에서 1300여 개 점포를 모두 사들인 다음 매각하라”고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피자헛, 카페베네 등이 사모펀드에 인수된 후 실적 악화를 겪은 사실 등이 가맹점주들의 반발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도 뚜레쥬르 가맹점주협이회를 거들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9일 성명서를 발표해 “CJ그룹은 뚜레쥬르 가맹점주협의회에 일언반구 없이 일방적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뚜레쥬르 점주들과 연대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40여 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각 가맹점주협의회가 가입한 단체다.

뚜레쥬르 매각 예비입찰이 흥행하지 못한 것도 이처럼 입찰까지 이르는 데 걸림돌이 많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