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교도소가 성범죄자 누명 씌운 제 친구, 세상을 떠났습니다”
2020-09-0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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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글
디지털 교도소에 의한 사적 제재 비판하는 목소리 잇따라
'디지털 교도소'에 의해 억울하게 성범죄자로 낙인 찍힌 친구가 끝내 숨졌다는 주장을 담은 글이 온라인 상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지난 4일쯤부터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소위 '고려대 정○○' 사건에 관하여'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의 글쓴이는 자신이 디지털 교도소에서 성범죄자로 지목된 정 모 씨의 동기라고 밝히면서 정 씨가 최근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정 씨가 디지털 교도소에 의해 이른바 '지인능욕' 범죄자로 지목되며 신상이 공개됐으며, 그로 인해 온갖 악플, 협박 전화, 문자 등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정 씨는 심한 스트레스로 지난 7월 한 차례 쓰러진 후 8월 한 달 동안 제주도에서 휴식하며 안정을 취했지만 최근 결국 심장마비로 쓰러지며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글쓴이는 디지털 교도소에 게재된 정 씨 혐의와 관련된 글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 비방으로 가득 차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이 확산하자 온라인에서는 디지털 교도소에 의한 무분별한 사적 제재를 성토하는 의견들이 잇따르고 있다.
디지털 교도소는 살인, 아동학대, 성범죄 등 강력 범죄 혐의자들 신상을 공개하는 웹사이트다. 지난 7월 n번방 관련자들과 아동 성착취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신상 등을 공개하며 주목받았다.
당시 디지털교도소를 둘러싸고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낳은 당연한 결과라는 옹호도 있었으나, 사적 제재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경찰은 디지털 교도소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위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