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가 장혜림의 영혼을 울리는 춤

2020-08-1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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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는 춤꾼이 실패와 좌절을 이기는 법
경쟁하는 삶에서 나누는 삶으로

※이 기사는 세바시 쪽에 정식으로 허가 받고 현장에 나가서 취재하여 작성한 기사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실패와 좌절은 큰 절망감을 안기지만 주저 않지 않고 극복하면 도약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실패와 좌절을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은 이가 있다. 안무가 장혜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가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들을 위해 실패와 좌절을 이기는 방법을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서 공개했다.

브랜드업 스튜디오
브랜드업 스튜디오

무용을 남달리 좋아했던 그는 학창시절 남보다 더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한 덕분에 1등을 도맡았다. 새벽 6시에 학교에 가서 연습을 하고, 수업을 마치면 경비 아저씨가 제발 나가라고 할 때까지 연습하기를 반복했다. 당시 그를 두고 친구들이 붙인 별명은 ‘독혜림’이다.

“1등이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기 위해 독하게 노력했어요. 친구를 만나는 것도,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사치라 생각할 만큼 춤에 미쳐있었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춤으로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이 되어 있더라고요.”

원하는 대학에 장학생으로 들어간 그는 대학 졸업 후 그토록 원하던 국립무용단 인턴단원이 되어 주역도 따냈다. 모든 게 순탄할 것만 같았던 그에게 2015년 첫 시련이 찾아왔다. 국립무용단 정식 단원을 뽑는 시험에 떨어지면서 인생에서 처음으로 실패를 겪은 것이다.

“늘 경쟁에서 이겨서인지 저만의 세계가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창피했습니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고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실패를 부끄럽게 여긴 거죠.”

하지만 그는 이 실패로 처음으로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됐다. 옆에서 도와주는 댄서, 스태프, 조력가 덕분에 자신의 무대가 가능했다는 것을 비로소 느꼈다. 그 즈음 컴패션 밴드를 만나게 됐다. 전 세계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해 노래하고 춤추는 예술가들이 모인 이곳은 그에게는 전혀 새로운 세계였다. 컴패션 밴드의 활동을 이어갈수록 그는 ‘예술이 뭐지?’ ‘춤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라는 본질적인 물음이 생겼다. 그리고 ‘좋은 마음으로 춤추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제 그는 혼자가 아닌, 99 아트 컴퍼니를 운영하며 정말 멋진 무용수들과 함께 하고 있다. 또 컴패션을 통해 ‘마리로즈’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아이를 후원하는 중이다. 몇 해 전에는 이 아이를 직접 만나기 위해 필리핀에 다녀오기도 했다. 마리로즈는 그에게 보내는 편지 첫 머리에 항상 ‘디어 스폰서 나인티나인 아트 컴퍼니’라고 적는다. 그리고 그의 공연이 잘 되기를 늘 기도한다. ‘세계적인 무용수’라는 그의 꿈은 ‘세계적인 무용단’을 통해 이뤄진 셈이다. 그와 그의 무용단의 춤은 한 아이를 양육하는데 쓰이고, 한 아이의 생명을 살리며, 꿈을 이루기 위한 멋진 춤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 자신의 삶에만 몰입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잠깐 멈추고 주위를 돌아보세요. 타인에 대한 긍휼한 마음이 나를 성장시키고, 삶을 풍성하게 만듭니다. 저는 오늘도 컴페티션(Competition)이 아닌 컴패션의 마음으로 생명을 살리는 춤을 춥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세바시 유튜브 장혜림 편을 시청할 것을 권한다.

home 고유진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