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6개월 ②] ‘클럽발 집단감염’ 3개월… 쑥대밭 된 이태원의 현재 분위기는?

2020-08-0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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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인근 상권 회복 못 해… 한동안 가게 문 닫기도
용산구, 지역 경제 활성화 위한 다양한 후속조치 시행

지난 5일 오후 경기 용인시 66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이태원 클럽 입구 / 이지은 기자
지난 5일 오후 경기 용인시 66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이태원 클럽 입구 / 이지은 기자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지 벌써 3개월이 됐다. 이태원 상권의 분위기는 현재 어떨까.

지난 5일 오후 찾은 이태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간간이 보이긴 했지만 외국인과 방문객들로 북적이던 예전 모습과 비교하면 한적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울 정도였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에 있는 해밀톤 호텔의 뒷골목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거리 양쪽으로 즐비한 가게에선 종업원들만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상인들은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이중고까지 감내해야 했다.

경기 용인시 66번째 확진자가 방문한 킹클럽의 입구 앞에는 ‘임시휴업 안내사항’ 문구가 붙어 있었다. 클럽은 지난 5월 초부터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인근 상권 분위기를 물어보려고 클럽과 가까운 한 음식점을 찾았다.

손님이 조금 늘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영업자 A씨는 손사래를 치며 “상권이 살긴요. 다 죽었어요”라고 말하며 혀를 내둘렀다.

이태원 골목에서만 40년간 순댓국 장사를 한 그는 베테랑 자영업자다. 장사가 잘 될 땐 순댓국 90~100그릇도 거뜬히 팔았다고 했다. 순댓국을 국자로 휘휘 저으며 요리를 이어가던 그는 5, 6월엔 거의 손님이 없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점심 장사라도 하니 그나마 열 그릇 조금 넘게 팔고 있다고 했다.

A씨는 “다른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터졌을 땐 그래도 매출이 괜찮았다. 그런데 클럽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소식이 빠르게 퍼지면서 손님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라며 “맞은편 저녁 장사하는 술집은 한동안 문을 닫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태원 골목에서 소품샵을 운영하는 B씨는 “본격적으로 손님이 줄어든 건 이태원 클럽발 감염 이후부터다. 손님이 없어 허탕을 친 날도 있었다”며 “그 시점 전후로 매출이 300만원가량 차이가 났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오후 이태원 일대 거리 곳곳에서 #클린 이태원 문구를 발견할 수 있었다.  / 이지은 기자
지난 5일 오후 이태원 일대 거리 곳곳에서 #클린 이태원 문구를 발견할 수 있었다. / 이지은 기자

이날 이태원 상권 일대 술집과 음식점 등에서는 ‘#클린 이태원’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대로변에도 동일한 문구의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걸려 있었다. 이는 코로나19로 얼룩진 이태원 이미지를 제고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용산구에서 기획한 후속조치의 일환이다.

구는 이태원관광특구와 경리단길 상권을 살리기 위한 세부적인 내용으로 △임대료 인하 운동 △중소기업·소상공인·청년기업 융자 △확진자 방문 점포 지원 △용산사랑상품권 발행 등을 시행한다.

한국감정원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0년 2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이태원 상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및 상권 침체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폐업이 29.6% 늘어났다. 다만 경리단길 상권 침체는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진행된 까닭에 직격탄을 받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경리단길과 이태원 메인 거리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며 “클럽 주변 상권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받은 게 맞지만, 경리단길은 오래전부터 조금씩 경기 침체가 누적되어 온 것”이라고 말했다.

home 이지은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