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업소에 갔다가 성병에 걸린 거 같아요” 아내가 올린 사연글의 결말

2020-08-0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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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검진이라고 둘러대더라” 블라인드에 고민 글 올리자…
현직 약사 등판해 “성병 맞다” 확인… 글쓴이 “남편 갖다버리겠다”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을 캡처한 사진과 픽사베이 자료사진을 합했습니다.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을 캡처한 사진과 픽사베이 자료사진을 합했습니다.

집단지성의 힘은 역시 대단하다. 하지만 집단지성이 찾은 해답이 해답을 구하는 이의 기쁨으로만 연결되진 않는 것 같다.

한 여성이 지난 8월 블라인드에 글을 올려 남편이 ‘업소’에 갔다가 성병에 걸린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난주에 업소에 간 게 걸렸는데 양주만 마셨다고 했다. 인사불성돼서 필름이 끊긴 채로 새벽 3시 전에 들어왔다. 처음이라 그냥 넘어갔는데 어제(4일) 비뇨기과 약을 먹길래 뭐냐고 물어보니 그냥 정기검진 간 거라고 방에 휙 들어가더라”라면서 “근데 약 봉투를 보니 이름들이 예사롭지 않았다. 혹시 쪽지나 댓글로 내게 알려줄 약사나 의사 오빠·언니 있나? 약 이름보면 무슨 병인지 대충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일부 누리꾼이 “네이버만 검색해도 알 수 있는데 주작 글 아닌가”라면서 거짓 사연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자 글쓴이는 “하루종일 검색했는데 헷갈리는 게 있어서 명확히 알고 싶어 물어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런데 현직 약사가 등장했다. 이 약사는 자신이 글쓴이에게 어떤 정보를 제공했는지는 알리지 않은 채 “상담 완료! 뿌듯하다”라고만 말했다. 글쓴이는 “감사하다”는 글을 올려 고마움을 표시했다.

오고간 대화를 보면 남편이 걸린 병이 성병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아니었다. 잠시 후 여성은 ‘방금 성병 글 올린 사람인데’란 글을 게재해 남편이 걸린 병이 성병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그는 “친절한 제약·의료계 언니·오빠들이 ‘빼박(빼도 박도 못하는) 성병’이라 진단해줬다”면서 “그런데 성병은 잠복기가 있는 거라서 그날 업소에 가서 걸린 건지 원래 있던 게 피곤해 재발한 건지는 섣불리 진단할 수 없다고 하더라. 이혼하란 댓글은 안 달아줘도 된다. 내가 알아서 갖다 버리겠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이 “속상하겠다. 이게 뭔 난리야”라고 위로하자 글쓴이는 “위로해줘 고마워. 내가 미친 X이랑 결혼했나봐.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모르겠네"라고 말했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home 채석원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