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혼자 사니 좋다' 작가 서정희가 밝힌 비하인드 스토리

2020-08-0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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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서정희와 위키트리가 만났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위키트리 사옥에서 진행

서정희 작가와 위키트리가 만났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위키트리 사옥에서 서정희 작가와 에세이 ‘혼자 사니 좋다’ 출간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혼자 사니 좋다’(몽스북)는 1997년 ‘사랑스런 악처 서정희의 작은 반란’을 통해 작가로 데뷔한 서정희가 쓴 7번째 책이다.

혼자 사니 좋다
혼자 사니 좋다

그간 ‘서정희의 자연주의 살림법’(1998), ‘서정희의 집’(2000), ‘SHE IS AT HOME’(2010), ‘정희’(2017) 등을 집필하며 자신의 살아온 인생을 대중과 공유해왔다.

이번에 발간한 ‘혼자 사니 좋다’에는 이혼 후 비로소 ‘진짜 나’와 동거를 시작한 서정희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유튜브, 위키트리
이하 위키트리 전성규 기자
이하 위키트리 전성규 기자

Q. ‘혼자 사니 좋다’ 7쇄 소식이 어제 전해졌는데. 축하드립니다. 서점에서 반응이 좋다.

- 저도 뜻밖의 소식이에요(웃음). 그 동안에 제가 가졌던 이미지와 다른 부분이 있어 걱정을 많이 했어요. 의외의 반응에 기분이 너무 좋아요.

Q. 이번 책에는 어떤 내용을 담았나.

- 여전히 제 안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어요. 특히 공동체, 가족 속 서정희가 아닌 내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어요. 혼자 살면서 느끼는, 나와의 대면한 시간들과 내가 몰랐던 것들, 세상을 보는 시야와 관련된 것들을 이번 책에 담았어요.

서정희는 에세이 ‘혼자 사니 좋다’에서 솔로 서정희, 엄마 서정희, 새로운 사랑의 이야기, 딸의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를 재미있게 녹여냈다.

Q. 책에 새로운 사랑을 하고 싶다는 내용도 있다. 새로운 사랑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

-맞아요. 사랑하는 과정에 대한 기대감이 없다면 늙을 것만 같아요. 설렘, 아름다움, 감정에 대한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해요. 영화나 음악, 책을 통해서 여전히 '감정'을 떨어트리지 않으려고 하고 있어요.

Q. 혼자 사는 삶에 익숙해 졌나.

- 모든 걸 털고 나오고 싶어서 모든 물건을 다 두고 철저히 홀로 섰어요. 처음에는 정말 내가 할 수 있을지 궁금했지만 힘든 과정을 이겨냈죠. 지금은 내가 뭘 좋아했는지,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뭘 입고 싶은지 알아가고 있는 과정인 것 같아요.

서정희는 청순발랄 이미지의 상징이었다. 19살에 길거리 캐스팅으로 데뷔한 서정희는 1980년대 ’원조 CF퀸’으로 사랑받으며 많은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후 갓 스물의 나이에 돌연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떠나면서 대중스타의 꿈을 접었다.

Q. 무엇을 하든 대중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는 삶을 살았다.

- 내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고 여러 말들이 나오던 예전에는 '왜 이렇게 나를 미워할까' 생각했다. 왜 미워하지 싫어하지? 라는 생각을 했다. 그때는 소통하는 방법을 몰랐던 것같다. 보여지는 것으로 평가 받는게 조금은 속상했다.

Q. 지금은 이러한 관심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 그런데 지금은 나를 알아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걸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더 열심히 의욕적으로 사람도 만나고 있고, 나 스스로도 더욱 '관심'이라는 것에 가까워지려고 한다.

아들, 딸을 낳고 행복한 인생을 사는 줄로만 알았던 서정희는 지난 2015년 결혼 32년 만에 이혼 소식을 전해 대중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에 서정희는 "누구나 다 추억은 있다. 가슴 설레는 아름다운 추억이 있고, 제 경우처럼 처절한 추억이나 상처뿐인 추억도 있다"고 말했다.

Q. 과거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왜 숨어있었니, 왜 동굴 안에 있었니'라고 하고 싶다. 그때는 동굴 밖이 궁금해도 나올 수 없었다. 너무 일찍 남자를 만나 아이를 낳고 너무 빠른 결혼생활을 했다. 과거의 나는 나 스스로 부끄러움과 수치심에 지배됐던 것 같다. 그 우산 속에서 나올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와 보니 별거 아니더라. 처음 한발이 어렵지. 나는 사람들이 나를 싫어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대화를 시작해보면 싫어하는 게 아니었다. 서로 모르기 때문에 경계했던 거다. 지금은 사람들이 쳐다 보면 '맞아요. 서정희예요' 라며 인사를 건넨다. 그럼 다들 반갑게 답해준다.

벼랑 끝에 선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빛이 있는 곳으로 나온 느낌이라는 서정희는 빛을 보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하게 되고, 저의 새로운 정체성을 발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깊게 패인 상처의 흔적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리가 없지만, 좋은 것들을 더 많이 채우고 선한 일에만 매진하겠다는 서정희에 말에서 진정성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서정희 말대로 누구나 상처는 있을 수 있고, 누구나 생길 수 있다. 상처의 깊이를 느끼는 것은 각자의 차이지만 그 상처에 목메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서정희처럼 패인 상처의 흔적에 좋은 것들을 채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철저히 홀로서기에 성공한 서정희를 보고 배울 점이라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앞만 보며 가겠다며, 앞으로는 꼭 그렇게 비치고 싶다는 서정희. 이혼을 거치며 더 단단해지고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서정희.

상처를 딛고 일어선 그의 인생 2막은 누구보다 빛나고 누구보다 행복하길 바래본다.

home 김현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