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현재 무려 2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나이키 운동화의 자태

2020-07-2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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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만원짜리가 2000만원에… 리셀테크 아시나요
폐쇄된 거래… 가품·파손상품 사기구매 등 유의를

아디다스 이지부스트 350 V2 지브라 / 사진 제공=프로그
아디다스 이지부스트 350 V2 지브라 / 사진 제공=프로그
최근 한정판 패션 브랜드를 선점한 후 높은 가격에 되팔아(Resell·재판매) 시세차익을 챙기는 '리셀테크'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한 신발, GD같은 셀럽이 디자인에 참여한 신발 등 취향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축이다.

이들은 단순히 과시적 소비나 유행을 무조건적으로 따라가는 소비패턴이 아닌, 제품의 희소성과 소장가치를 짚어낸 뒤 저렴하게 구매해 값을 튀기고 있다.

리셀 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하다. 아직까진 빈틈이 많은 시장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리셀테크의 시작과 끝 ‘한정판’

리셀 매매는 상품을 판매하는 리셀러(재판매상)에게는 수익 창출의 기회를, 미처 제품을 손에 넣지 못한 구매자에게는 손쉽게 한정판을 얻는 기쁨을 가져다주는 이색 재테크다.

‘한정판’은 보통 브랜드나 기업의 공급이 소비자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때 발생하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마케팅에 사용되기도 한다.

이렇게 균형을 잃은 시장의 틈에서 희소한 제품을 사서 웃돈을 얹어 되파는 매매 행위, ‘리셀(Resell)’이 탄생했다. 이런 매매 방식이 빠른 시일 안에 높은 가격으로 제품 차액을 남길 수 있다는 게 소문나면서 ‘리셀테크’라는 신조어가 탄생됐다.

'리셀테크' 열풍은 20~30세대, 즉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29일 IBK기업은행은 "한정판 아이템이 지닌 소장 가치와 희소가치를 통해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는 것을 즐기기 때문"이라며 "이런 세대적 특성과 브랜드 마케팅이 맞물려 리셀 문화가 보편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5월13일 오전 서울의 한 백화점 명품관 샤넬 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길게 줄 서 기다리고 있다. 샤넬은 14일부터 일부 핸드백 제품의 가격을 7%에서 17%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 뉴스1
지난 5월13일 오전 서울의 한 백화점 명품관 샤넬 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길게 줄 서 기다리고 있다. 샤넬은 14일부터 일부 핸드백 제품의 가격을 7%에서 17%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 뉴스1

2020년을 떠들썩하게 한 아이템은

한정판이라면 무엇이든 사고파는 리셀 시장. 기업은행은 최근 가장 주목받은 브랜드와 제품을 3가지 꼽았다.

1. 리셀테크의 맛집, ‘샤테크’

명품 브랜드 '샤넬'은 리셀테크의 원조격이다.

지난 5월 주요 제품 가격을 20% 가까이 인상하자, 인상 전 제품을 사려는 고객들이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는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2. 중고차보다 비싼 운동화? '슈테크'

명품 브랜드 ‘디올’과 ‘나이키’가 콜라보레이션으로 출시한 운동화는 현재 힙스터들에게 가장 갖고 싶은 신발로 꼽히고 있다고 한다.

총 1만3400족만 발매한 한정판으로, 원래 하이 스타일 300만원, 로우 스타일 270만원이었던 이 운동화의 리셀가가 벌써 2000만 원을 호가하고 있다.

3. 매 시즌 화제만발, 스타벅스 굿즈

얼마 전 스타벅스 이벤트 상품으로 출시된 다용도 가방 ‘서머 레디 백’ 역시 요즘 리셀테크 인기 품목 중에 빼놓을 수 없다. 음료 300잔을 주문한 뒤 이 가방 17개와 음료 한 잔만 들고 떠난 어느 손님의 일화가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될 정도였다.

이 가방은 현재 인터넷 중고매매 사이트에서 총 음료 구매가에 2~3만 원의 웃돈을 얹은 8~1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기업은행
기업은행

'입문자'라면 알아야할 주의사항

리셀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28조원으로 추산되며 오는 2020년에는 48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구매자 간, 즉 개인 간의 거래가 주로 이뤄지는 만큼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먼저 판매자는 제품의 정보를 충분히 숙지해야만 손해를 줄이고 수익을 높일 수 있다. 또한 해외 직구 상품을 되팔 경우에는 밀수나 관세포탈로 적발될 수도 있으니 구매 및 매매 시 유의해야 한다.

폐쇄된 거래일수록 구매자가 가품이나 훼손된 제품을 구매할 위험이 높으므로, 제품의 디테일한 특징과 판매자 정보를 우선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좋다.

리셀테크를 두고 ‘투자’라는 의견과, ‘투기’라는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최근 많은 브랜드에서 리셀러의 사재기를 막기 위해 추첨식, 구매 개수 제한 등의 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또한 일부 악용적 거래를 피하고 건전한 리셀 매매를 하기 위한 리셀 플랫폼이 개설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크림’, ‘엑스엑스블루’ 등의 플랫폼을 통해 한정판 운동화를 보다 안전하게 사고 팔 수 있다고 한다.

나이키 X 디올 에어조던 1 로우 디올. 240만원에 발매됐지만 현재는 2000만원가량에 거래되고 있다. / 사진 제공=프로그
나이키 X 디올 에어조던 1 로우 디올. 240만원에 발매됐지만 현재는 2000만원가량에 거래되고 있다. / 사진 제공=프로그
나이키 X 디올 에어조던 1 로우 디올.  / 사진 제공=프로그
나이키 X 디올 에어조던 1 로우 디올. / 사진 제공=프로그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