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것보다도 못한 내 신세…” 20대 커플한테 고문당한 학교 선배 상태
2020-07-1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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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커플한테 고문당한 20대 선배 상태
경찰, 가해자 20대 커플에 구속영장 청구
20대 커플한테 '고문 같은' 학대를 당한 20대 선배 몸 상태가 공개됐다.
피해자인 학교 선배 A(24) 씨는 17일 전남 무안군에 있는 한 병원에서 취재진을 만나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이날 A 씨 얼굴은 성한 곳 하나 없었다. 얼굴 곳곳이 붓거나 불에 덴 상처가 가득했다. 심하게 벗겨진 두피에서는 고름이 짓이겨져 있어 안타까움을 줬다.
A 씨는 취재진에게 "사람이 죽은 것보다도 못하게 돼버렸습니다"라고 심경을 말했다.
처참한 아들 상태에 대해 A 씨 아버지는 "너무 화가 나서 눈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자식이 이렇게까지 당하고 있는지 몰랐던 부모들도 참 잘못된 사람입니다"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학교 선배 A 씨는 중학교 후배인 박모(21) 씨와 그의 여자친구 유모(23) 씨와 함께 지난 2월부터 경기도 평택시에서 함께 거주했다. 평택에는 후배 박 씨 자택이 있었다.
선배 A 씨는 군대를 제대하고 별다른 일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후배 박 씨는 경기도에서 함께 일해보자고 제안했고 A 씨는 돈을 벌기 위해 광주를 떠났다.
이후 선배 A 씨는 박 씨 커플과 동거를 시작했다. A 씨는 박 씨와 한 직장에서 일하며 공동으로 생활비를 벌기도 했지만 일이 힘들어 얼마 지나지 않아 직장을 그만뒀다.
선배 A 씨가 직장을 그만둔 뒤 생활비가 부족해지자 박 씨 커플은 폭행을 시작됐다. 이들 커플은 점점 폭력의 강도를 세게 늘려갔다. A 씨가 폭행에도 반항하지 못하고 "그러지 말라"는 말밖에 못 하는 사이 박 씨 커플은 골프채 등 둔기로 폭력을 행사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박 씨 커플 가혹행위는 더욱 잔혹해졌다. 선배 A 씨에게 별다른 이유 없이 끓는 물을 수십 차례에 걸쳐 몸에 끼얹고 몸을 불로 지졌다. A 씨의 두피는 끓는 물을 계속 끼얹는 탓에 상처에 벗겨졌고 온몸에는 불에 지지고 뜨거운 물에 덴 3도 화상이 뒤덮었다.
선배 A 씨는 상처가 심해 쓰라린 고통 탓에 씻지도 못하고 피부가 괴사하면서 몸에서 악취까지 났다. 박 씨 커플은 A 씨를 화장실에서 살게 했다. 그렇게 '고문 같은' 학대는 3개월여간 계속됐다. A 씨는 학대로 인한 심한 고통 때문에 실제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선배 A 씨는 박 씨 커플 협박 때문에 쉽게 도망칠 수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학대당하는 동안 이름 세글자만 써준 차용증이 3억5000만 원이라는 빚으로 둔갑해 박 씨 커플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올가미'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선배 A 씨 건강이 악화되자 박 씨 커플은 화상 전문병원을 찾아 광주에 있는 한 병원에 그를 입원시켰다. 그러나 병원비가 없던 A 씨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도 못하고 퇴원했다. 이후 A 씨는 박 씨 커플을 다시 만났다가 가혹행위를 참지 못하고 결국 고향 광주로 돌아왔다.
A 씨 부모는 아들이 상처투성이로 돌아오자 경찰에 신고했다. 박 씨 커플은 처음에는 A 씨가 자해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이 증거를 제시하자 혐의 대부분을 시인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광주 북부경찰서는 특수상해 혐의로 후배 박 씨와 여자친구 유 씨를 구속하고 범행 동기 등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범행이 잔혹했던 만큼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해 이들 커플의 사이코패스 성향 여부도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