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끼치는…” 손석희가 팬카페에 남긴 글 하나가 화제다 (전문)

2020-07-1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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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전 앵커 팬카페에 올라온 근황 글
“제가 여러분께 보내드리는 신호입니다”

이하 뉴스1
이하 뉴스1

손석희 JTBC 사장이 오랜만에 남긴 근황 글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1일 손석희 사장은 자신의 팬카페 '안녕하세요. 손석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약 3개월 만에 올라온 해당 글에는 소름 끼치는 손 사장 필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손 사장은 "안경을 바꿨다. 바꾸고 싶어 바꾼 게 아니라 이제껏 쓰던 안경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며 안경 이야기로 글을 시작했다. 그는 "20년이나 걸치고 있었고, 안경다리가 부러졌을 때는 다른 안경다리를 붙여가면서 써왔을 만큼 정이 들었는데 그만 택시에 두고 내렸다"며 "비슷한 안경을 구할까 하다가 일부러 그러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그와 똑같은 안경은 어차피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살다 보면 어느 때인가는 그동안의 익숙했던 것들과 이별해야 할 때가 있다. 그것도 한꺼번에 말이다"라며 "매일 뉴스를 들여다보고, 앵커 브리핑을 고민하고, 엔딩 음악까지 골라야 했던 익숙했던 일상은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좀 가혹했다. 칼날 위에서 수십 년을 보냈으니 평평한 땅 위로 내려온 것이 오히려 생소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평평한 땅 위의 삶이 훨씬 좋다는 것은 진리"라고 덧붙였다.

손 사장은 "코로나 발생 후 반년도 채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앞으로의 세상은 그 이전의 세상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확신을 갖는 게 맞는 것일까를 늘 고민한다.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어떤 일이든 그 시간에 묻어가 버리며, 저는 잘 지내고 있다는 것. 오늘 올리는 글은 그렇게 제가 여러분께 보내드리는 신호"라며 글을 끝맺었다.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

지난 2017년 차량 접촉사고 등으로 손석희 사장에게 채용·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가 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지난 8일 김 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했다.

손석희 JTBC 사장이 팬카페에 남긴 글 전문이다.

안경을 바꿨습니다. 바꾸고 싶어 바꾼 게 아니라 이제껏 쓰던 안경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20년이나 걸치고 있었고, 안경다리가 부러졌을 때는 다른 안경다리를 붙여가면서 써왔을 만큼 정이 들었는데 그만 택시에 두고 내렸습니다. 비슷한 안경을 구할까 하다가 일부러 그러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그와 똑같은 안경은 어차피 없으니까요.

살다 보면 어느 때인가는 그 동안의 익숙했던 것들과 이별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도 한꺼번에 말입니다.

매일 뉴스를 들여다보고, 앵커브리핑을 고민하고, 엔딩 음악까지 골라야 했던 익숙했던 일상은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좀 가혹했습니다. 칼날 위에서 수십 년을 보냈으니 평평한 땅 위로 내려온 것이 오히려 생소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평평한 땅 위의 삶이 훨씬 좋다는 것은 진리입니다.

그리고 어느 사이 시작된 코로나는 또 다른 일상을 요구하네요. 누군가를 의심하고, 누군가를 멀리하고, 누군가를 혐오하고, 그러면서도 그 누군가들과 함께 지냈던 세상을 그리워합니다. 코로나 발생 후 반년도 채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앞으로의 세상은 그 이전의 세상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는 확신을 갖는 게 맞는 것일까를 늘 고민합니다.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어떤 일이든 그 시간에 묻어가버리며, 저는 잘 지내고 있다는 것. 오늘 올리는 글은 그렇게 제가 여러분께 보내드리는 신호입니다.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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