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인 듯 공짜 아닌, 공짜 같은 ‘카카오톡’
2020-07-0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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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출시 10년 맞는 우리의 일상이자 국민 메신저 ‘카톡’
카카오 톡비즈로 벌어들이는 일매출 8억원까지 상승 전망
최근 스마트폰을 구매한 초등학생 A(11)양은 제일 먼저 ‘카카오톡’(이하 카톡) 앱을 설치했다. 중학생 B(13)군은 ‘선물하기’로 생일을 맞은 친구에게 카톡 기프트콘을 보냈다. 대학생 C(25)씨는 매일 아침 카톡으로 ‘오늘의 이슈’(뉴스)를 확인한다. 직장인 D(29)씨는 상태 메시지를 바꿔 출근길 피곤함을 넌지시 드러냈다. 올해 팔순을 맞은 E씨는 손주에게 카톡을 통해 안부 인사를 하고 좋은 글귀를 보낸다.
바야흐로 ‘카톡 세상’이다. 어느새 일상의 편린, 그 이상이 되어버렸다. 노란빛 없는 스마트폰 화면은 우리에게 공허함마저 남긴다. 2010년 출시 후 10년 동안 자연스레 스며든 국민 메신저 카톡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약 4519만명. 대한민국 국민(5178만759명) 10명 중 9명이 카톡을 사용하는 셈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카톡은 무료 서비스다. 그렇다면 카카오는 카톡을 통해 무엇을 얻고 있을까.
경영·회계학 이론의 첫 페이지는 기업의 뼈대부터 시작한다. 기업의 존재 이유와 목적이 이어 서술되는데, 제일 먼저 튀어나오는 말이 ‘이윤’이다. 사전 정의에 따르면 이윤은 ‘총수입에서 임금·이자·지대·감가상각비 등 비용을 빼고 남는 순이익’이다.
더 깊게 들어가면 고정·변동비나 세전이익까지 고려하게 되는데, 쉽게 말해 이윤은 ‘돈 벌기 위해 노력한 끝에 남기는 돈’이다. 기업 목적은 이윤 극대화다. 카카오도 기업이다. 이론적으론 경제 선순환을 일으켜 국익을 제고하는 것이라곤 하지만, 간추리면 돈을 벌어 남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카톡은 카카오가 만든 비즈니스 모델(BM) 중 하나다. 대다수 기업의 BM은 광고 수입이다. 카톡은 무료 메신저이기에, 특히 광고에서 얻는 수익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카카오의 1분기 실적을 살펴보자. 지난해 5월 도입한 ‘비즈보드’(톡비즈) 매출만 무려 2247억원이다. 톡비즈는 카톡 대화창 최상단에 떠있는 배너광고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톡비즈 일매출이 4억~5억원에서, 올해 7억~8억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매출은 왜 오를까? 앞서 언급했듯 카톡은 공짜다. 광고 저항이 낮다는 얘기다. 때문에 효율성이 높아 광고단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광고주는 지난 4월 말 기준 5400명이다. 지난해 말(1700명)보다 무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뿐만이 아니다. 톡비즈 광고의 호조는 자연스레 카톡 내 선물하기, 채널, 챗봇 등이 성장하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등 카카오커머스의 전체 거래액이 2019년보다 55% 성장한 것만 봐도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다.
또 모바일 카톡의 ‘#’이나 ‘더 보기(…)’에는 디스플레이 광고도 있다. 앞으론 브랜드 검색 광고가 도입된다는 얘기도 솔솔 흘러나온다. 광고단가는 300만원가량으로 추정된다. 도입 시기나 구체적인 시스템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카톡 #에서 특정 단어를 검색할 때 광고주 채널이 먼저 노출되는 형식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카톡 내 톡비즈를 비롯한 광고를 두고 일각에선 소비자들의 이용 편의성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크게 불편하진 않다’거나 ‘무료 서비스가 광고를 게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등의 의견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어찌 됐든 공짜인 카톡이 해마다 덩치를 키워가는 카카오의 지갑을 두툼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자 카카오의 대표적인 캐시카우라는 점은 분명하다. 지난해 카카오는 1분기엔 7063억원, 2분기엔 7330억원, 3분기엔 7832억원, 4분기엔 847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상승세였다. 지난 1분기 매출은 8684억원. 날로 크는 회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원점으로 돌아가자. 카톡은 일상이다. 고맙게도 무료다. 그러나 4519만명이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씩 카톡을 드나들 때마다 카카오는 돈을 번다. 증권업계는 카카오 매출이 연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한다. 거듭 말하지만 카톡은 공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