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출산 후 치질로 고통받는 여성들”... 치핵 발병 전 치료 서두르는 것이 좋아
2020-06-1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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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치핵으로 산후우울증 발병사례 늘어
방치하면 장기화 돼 빠른 치료가 중요
임신 기간 동안 변비, 치질로 고통받는 임산부들이 많다. 변비에서 치핵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다반사인데 특히 출산 이후에도 치핵에 시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치핵 발병으로 인해 불쾌감, 소양감, 출혈을 경험하면서 일상생활 속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이는 곧 산후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치핵은 항문 및 직장 주위 혈관이 확장되어 점막과 함께 늘어져 발병하는 치질의 한 종류다. 항문 안쪽 1.5cm 정도에 자리한 치상선을 경계로 위의 내치핵, 아래의 외치핵으로 구분하는 것이 특징이다. 치핵 환자 대부분은 내외치핵이 함께 나타난 혼합치핵 상태를 보인다.

항문관 내에는 점막하혈관, 평활근, 탄력 및 결합조직으로 구성된 쿠션 개념의 조직이 자리하고 있다. 이 조직은 배변 시 충격을 완화하고 변실금을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다양한 요인에 의해 해당 조직이 아래로 늘어질 수 있는데 이때 치상선 주위의 내층에서 분리성종괴를 형성하는 것이 주된 발병 기전이다. 이러한 병적 증상을 보이는 비정상적인 상태를 치핵으로 정의한다.
임산부 또는 출산 직후 여성에게서 변비, 치핵 발병 사례가 흔한 것은 태아 무게와 연관이 있다. 임산부는 태아 무게에 의한 복강 내 압력 증가를 경험하는데 이로 인해 항문 주위 압력이 거세진다. 게다가 여성호르몬에 의해 장 운동 지연 및 항문 주변 혈관 확장이 나타나면서 변비, 치핵을 부추긴다. 임신 기간 동안 부족해진 식이섬유 섭취량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변비에 걸린 상태에서 과도하게 항문에 힘을 주거나 변기에 장시간 앉아 있는 경우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외에 가족력,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 습관 등도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발병 사실을 부끄럽고 창피하게 여겨 방치하는 여성 사례가 부지기수라는 점이다. 심지어 좌욕, 약물 복용 등 자가 치료에 의존하여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치핵은 임상적 양상에 따라 4도로 나뉜다.
초기인 1도의 경우 가벼운 출혈만 나타날 뿐 돌출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2도부터 배변 후 항문 탈출의 양상을 보인다. 아울러 출혈 정도가 악화되고 경증의 불쾌감마저 일으킨다.
4도에 다다르면 항문이 계속 돌출된 상태에 놓이는데 이와 함께 혈전, 소양감, 분비물 등이 수시로 나타나 일상생활을 방해한다. 무엇보다 앉을 때나 걸을 때 극심한 통증을 일으켜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이 시기에 다다르면 치료가 복잡해지고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치료 타이밍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 전 직장 수지 검사, 항문경, 직장경, 대장내시경 등의 정밀 진단에 나선다. 내시경으로 직장, 대장 상태를 살피는 것은 직장암, 결장암 등의 배제적 진단을 위해서다. 기타 외과 질환 발병 사실이 없다면 정밀 검사로 치핵의 증세와 단계, 개개인의 일상생활 습관 정도를 파악한 뒤 맞춤형 치료에 나선다.
항스퀘어병원 황찬규 원장은 "정밀 검사 후 환자 상태에 따라 배변 습관 개선, 식이요법, 온수 좌욕, 소염진통제 등의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는데 상태가 악화된 경우라면 치핵 절제술, 고무밴드 결찰술, 적외선 및 레이저 응고술 등의 외과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며 "치핵 치료 후 관리도 매우 중요한데 임산부라면 항문 탄력성이 약해진 상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3개월 정도 온수 좌욕 및 청결 관리를 꾸준히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