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뇌관' 두산건설, 통매각 대신 쪼개판다…자구안 속도전

2020-06-1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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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로 밸류그로스 설립, 일산제니스 상가 등 미회수채권 자산 넘겨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에 있는 두산위브더제니스 아파트.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에 있는 두산위브더제니스 아파트.

두산그룹이 주력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으로 자회사인 두산건설 매각에 나선 가운데 두산건설이 팔릴 만한 자산만 떼어내 파는 '분리 매각'을 추진한다.

자산 상태나 업황으로 볼때 통매각이 여의치 않자, 상대적 우량 자산을 신속히 매각해 자구안 이행에 속도를 낸다는 의지를 시장에 알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산건설은 16일 건설 부문과 임대사업을 제외한 일부 자산과 부채, 계약을 신설회사 '밸류그로스'에 넘기는 물적분할을 했다고 밝혔다.

존속회사(두산건설)에 100% 자회사(밸류그로스)를 신설하는 물적분할은 대주주에게 유리한 기업분할 방식이다. 때문에 사업 매각 과정에서 종종 활용된다.

밸류그로스로 넘기는 자산은 미회수 채권이 있는 인천 학인두산위브아파트, 일산제니스 상가, 한우리(칸) 리조트, 공주신관 토지 등이다.

분할 후 두산건설은 자산 2조2300억원, 부채 1조7800억원이고, 밸류그로스는 자산 2500억원, 부채 800억원이다.

신설회사 주식 중 보통주 69.5%는 두산건설이 보유하고 종류주식 30.5%는 두산큐벡스에 800억원에 매각한다. 종류주는 1주당 특정한 권리를 더 많이 갖는 주식으로 의결권 없이 배당을 많이 받는 우선주가 대표적이다.

두산큐벡스는 두산건설 레저사업이 분사한 회사다. 춘천 라데나골프클럽 등을 운영하며 두산중공업(36.3%)과 ㈜두산(29.2%) 등 계열사가 지분을 100% 갖고 있다.

두산건설은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대규모 미분양으로 어려움을 겪다 지난 3월 두산중공업에 흡수합병되며 상장 폐지됐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으로 두산건설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건설 매각 본입찰은 내달 중순으로 예정됐다.

home 이동기 기자 econom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