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풍’ 좇던 아프리카TV의 현재 상황
2020-05-2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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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폭행 등 BJ 논란 잇따라… 이미지 쇄신 필요하나 경쟁 과열
콘텐츠형 광고 매출 눈에 띌 정도로 급감… 콘텐츠 다변화 시급

1인 미디어 플랫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시장 선두주자인 아프리카TV에 변화의 바람이 불지 관심을 모은다. 잇단 논란으로 굳힌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종합 플랫폼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1인 미디어 시대다. 과거 TV 프로그램에서만 보던 연예인들이 먹을거리, 게임 등을 소재로 개인 방송을 진행하는가 하면, 비연예인들도 인플루언서를 꿈꾸며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 조사’에서 유튜버, BJ 등 크리에이터가 초등학생 희망직업 3위를 기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발표한 ‘1인 미디어 산업 활성화 방안’을 토대로 1인 미디어 산업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표명한 만큼, 해당 산업의 발전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 같은 추세의 신호탄을 쏜 게 아프리카TV다. 방송 심의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콘텐츠 장르에 제약이 적다는 점, 기부경제선물(별풍선)을 받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시청자와 크리에이터(BJ·스트리머)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아프리카TV는 곧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000억을 넘긴 신규 ‘벤처천억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몇몇 크리에이터의 욕설이나 폭행 등이 연령대가 낮은 시청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BJ들의 장애인 비하, 폭력, 성적 발언 등이 여과 없이 노출되는 점 역시 지탄 대상이 됐다.
별풍선을 얻기 위한 자극적이고 수위 높은 콘텐츠가 쏟아지자, 방송통신위원회는 별풍선 결제 한도액을 1일 100만원 이하로 정했다. 아프리카TV가 이를 따르긴 했지만 우회적인 방법으로 별풍선을 충전하는 이용자가 많아 유명무실한 규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프리카TV가 e스포츠 경기를 후원하거나 방송사와 협업해 다채로운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1인 미디어 플랫폼 시장에서 일부 순기능을 담당하는 것은 맞는다. 하지만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진 까닭에 이미지 쇄신이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경쟁 플랫폼의 시장 잠식도 심상찮다. 구글의 유튜브, 아마존의 트위치로 플랫폼을 옮기는 ‘BJ 이탈 현상’이 빈번해졌다. 후발 주자인 네이버TV도 시장에 뛰어든 만큼 경쟁은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 구조를 보면 아프리카TV 상황을 미뤄 짐작해볼 수 있다. 올해 1분기 아프리카TV의 별풍선 관련 매출은 327억원. 역성장을 보인 전분기와 달리 다시 성장 구간에 진입했지만 콘텐츠형 광고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34.5%, 이전 분기보다 61.2% 급감했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콘텐츠형 광고 경쟁력이 있는 플랫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으며, 최재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경쟁이 과열되는 만큼 다양한 유저를 확보하기 위한 콘텐츠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미디어 플랫폼 시장의 경쟁은 해가 갈수록 과열될 것”이라며 “시장 선도자 역할을 담당한 아프리카TV는 이미지 쇄신과 함께 새 비즈니스모델 구축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통적인 수익 모델이었던 별풍선보다는 기업의 이미지 광고로 대변되는 콘텐츠 광고에 아프리카TV가 더욱 무게를 둬야할 것으로 풀이된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현재 게임 위주의 한정된 영역에서 탈피해 전체 플랫폼의 성향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면서 “경쟁 플랫폼과 꾸준히 경쟁하려면 다양한 쟝르로의 콘텐츠 기반 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