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 영광 모바일로 되찾자’ 개발팀 서울로 데려온 네오플
2020-05-0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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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팀 이전 등 '모바일 승부수'에 총력전
중국 시장 환경 급변으로 녹록하진 않을듯

넥슨 자회사 네오플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 개발 다걸기에 나섰다. 중국 시장 공략을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할 전략으로 보이지만 녹록하진 않을 전망이다.
네오플 자체 지식재산권(IP)인 ‘던파’는 2005년 출시돼 국내와 중국·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전 세계적으로 약 7억명(지난 1월 기준)의 회원을 보유 중이다. 특히 중국에서 인기가 많다. 최고 동시 접속자 수가 500만명을 웃돌 정도. 2018년 중국 매출이 전년보다 15% 증가한 덕분에 네오플은 2년 연속 1조원을 상회한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한 개발사는 네오플이 업계 최초다.
고무받은 넥슨은 모바일로 영역을 확장해 ‘던파’ 흥행을 이어갈 방침이다. 네오플은 최근 ‘던파 모바일’ 개발팀의 사무실을 제주에서 서울로 옮기는가 하면, 개발자 약 170명에게 전세 보증금 최대 4억원, 이사비 전액 지원 등 조건을 내세웠다. 개발력 증진을 꾀하는 동시에 ‘던파’로 쏠쏠한 성과를 낸 중국에서 성공을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던파 모바일’은 한국이 아닌 중국에 먼저 출시된다.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서든어택’ 등 주력 게임의 하락세를 상쇄할 첨병 역할을 맡는 셈이다.
넥슨 관계자는 “중국에서 큰 흥행을 거둔 ‘던파’의 서비스 초기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게임성과 액션성을 모바일에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네오플에 유리한 쪽으로만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 불안 요소가 있다.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점이 특히 그렇다.
‘던파 모바일’은 중국에서 지난달까지 사전 예약자가 3000만명에 이르며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화평정영(和平精英)’ ‘왕자영요(王者荣耀)’ 등 기존 인기 게임을 제칠 정도로 강한 화력을 뿜을지는 불투명하다.
감마데이터(伽马数据)가 발표한 ‘2020년 1월 모바일게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47억7000만위안(82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1월보다 49.5% 성장한 수치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모바일게임 사용자 수는 지난해에만 6억5100만명이나 된다. ‘화평정영(和平精英)’의 경우 중국 설 연휴 기간에만 9535만명 이상이 이용했으며, ‘왕자영요(王者荣耀)’ 역시 같은 기간 약 8000만명이 플레이했다.
IP 노쇠화 역시 ‘던파’의 대표적인 개선점으로 꼽힌다. 2008년 중국 상용화 후 10년 이상 강세를 이어왔으나, 일각에선 2D 액션이 모바일로 구현될 때 롤플레잉 게임의 한계를 보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3분기 넥슨의 중국 매출은 1979억원. 전년보다 40% 넘게 급감했다. 넥슨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던파’의 중국 내 성적이 부진한 게 컸다. 업계는 올해 1분기 역시 ‘던파’의 감익세에 따라 넥슨이 실적 악화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학회장은 “‘던파’ IP가 여전히 중국에서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초기 시장 선점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최근 중국 게임사들이 독자적인 IP를 통해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가 많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 회장은 “‘왕자영요(王者荣耀)’ 등 새로운 장르의 게임에 중국 유저들이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IP 효과만으론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며 “한국 게임사들은 중국 유저들의 빠른 콘텐츠 소비 속도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는 약점을 갖고 있다”고 했다.
넥슨 관계자는 “최근 PC 온라인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플랫폼이 전환되는 중국 시장 흐름에 따라 전체 이용자가 줄어든 것은 맞는다”면서 “다만 ‘던파’는 여전히 중국 유명 사이트에서 1위를 유지하는 등 강세를 보이는 중”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