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플로, 멜론 아성 깰까… 음악 플랫폼 삼국지 형세

2020-04-2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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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강자 멜론, 최근 주춤하는 형세
5G 대중화 원년… 시장 경쟁 과열 예상

음악 플랫폼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멜론, 지니, 플로의 3파전이 올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점유율에 변화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5세대 이동통신(5G) 대중화가 전쟁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음악 플랫폼 전쟁은 이동통신 3사 간 경쟁과 직결되어 있다.

절대 강자는 멜론이다. 월간순이용자수(MAU)가 꾸준히 600만명을 웃돌고 있다. 또 카카오톡, 삼성뮤직과 연동으로 기존 이용자 이탈을 막는 등 시장 내 위치를 견고히 하고 있다.

원래 SK텔레콤 소유였던 멜론은 현재 카카오가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운영하는 음악 플랫폼은 플로다. 한때 보유했던 회사와 경쟁하는 셈이다.

다만 멜론 점유율엔 큰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순위 차트 조작 등으로 홍역을 치른 뒤 멜론 MAU가 하락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40% 선이 무너지는가 하면, 지난 2월 MAU(609만7266명)가 전월(679만4780명)보다 10% 이상 감소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2위 지니와의 격차는 더욱 좁혀지고 있다. 지니는 KT·LG유플러스가 각각 36%·13%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4월 20%를 상회한 두 회사 점유율 차이가 지난달 10% 내외로 줄었다. 시장 3위 플로 역시 10% 중반대 점유율에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동통신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유료 음원 시장에서 멜론의 지난해 이용률은 하반기 17%로 전년 동기(25%)보다 8% 감소했다. 반면 플로는 6% 급상승했으며, 이용자 만족도에선 멜론과 지니를 앞질렀다.

컨슈머인사이트는 “플로는 한 집안에서 갈라져 나간 멜론을 겨냥한 마케팅으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며 “플로가 향후 유료 음원 시장의 판도 변화를 주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했다.

멜론의 아성에 맞선 지니, 플로의 성장세는 향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니, 플로는 각각 KT, SK텔레콤을 등에 업고 있는 까닭에 막강한 5G 경쟁력과 이용권 구매 혜택 등을 등에 업고 향후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여전히 패권을 쥐고 있지만 멜론은 경계를 늦춰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5G 대중화의 원년을 맞은 만큼 플랫폼 경쟁은 더욱 과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상용화를 맞은 5G 국내 시장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3사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확대해 타 플랫폼과 연계하는 등 이용자가 실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시장 1위 멜론은 카카오의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i’를 통해 스마트 스피커와 커넥티드카 등과의 연계에 더욱 힘쓰고 있다. 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시간, 장소, 상황(TPO)을 접목한 ‘For U(포유)’ 서비스 강화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지니는 세계 최초 가상형 실감음악서비스를 론칭하고 5G 초고음질 플랙(FLAC) 24비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플랙은 데이터 손실 없이 파일을 압축해 스튜디오 원음에 가까운 최상의 음질을 유지하는 음원이다.

지니는 5G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홈 사물인터넷(IoT), 커넥티드카 등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엔 그룹 마마무의 공연을 3D-8K 고화질 VR 앨범으로 출시해 이용자들에 큰 호응을 얻었다.

플로는 SK텔레콤 5G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힐링 라운지’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용자들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고음질 플랙 음원을 감상할 수 있다.

멜론 관계자는 “순위 차트 이슈는 음악 산업 전체의 이슈다. 멜론이 플랫폼 1위이다 보니 이목이 더욱 집중된 것 같다. 멜론을 비롯한 음악 플랫폼 전체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멜론은 5G 등 기술적인 부분들이 발전함에 따라 이용자가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끔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니 뮤직 관계자는 “5G AI 기술을 기반으로 음악 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2022년까지 새로운 융합 음악 서비스를 제시해 이용자들에게 실감 나는 음악을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 관계자는 “음원 차트 중심의 천편일률적인 서비스에서 벗어나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음악 산업 다양성에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이용자들이 자신만의 세밀한 취향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음악 감상의 총량을 늘리고 음악 시장을 키우는 데 더욱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ome 김성현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