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역설’ 깨끗해진 베네치아 운하엔 물고기 떼 배회

2020-03-1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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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의 퇴적물이 바닥에 침전
이탈리아 북부의 질소산화물 수준이 떨어졌다

사진출처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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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운하가 신종 코로라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수질이 깨끗해지고 작은 물고기 떼가 나타나는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18일(현지시각) CNN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베네치아에 이동제한이 내려지면서 관광객을 비롯한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하지만 관광객이 사라지자 운하의 수질이 개선되고 물고기 떼가 나타났다.

이탈리아 전역에 이동금지 조처가 내려지자, 관광명소인 베네치아에는 관광객이 발길이 뚝 끊겼다. 그 결과 관광객들로 가득했던 광장이나 골목은 거의 인적이 끊겼으며, 백조들이 운하는 배회하고 있다. 수상 택시라고 할 수 있는 곤돌라는 손님이 없어 하염없이 밧줄에 묶어 물결에 상판만 오르내리고 있다. 평소 같으면 짙은 녹색에 가까웠을 강물도 강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투명하게 변했다.

현지 주민들은 깨끗해진 운하의 모습을 찍어 SNS에 올렸다. 베네치아 현지인인 마르코 카포빌라는 “수면 아래의 물고기 떼를 촬영하고 난 후 이렇게 맑은 베네치아 운하는 60년 만에 처음”이라는 글을 남겼다.

사진출처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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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도시에는 하수도가 없으므로 일반적으로 세제와 화장품을 포함한 모든 것이 운하로 들어간다”라며 “검역소 덕분에 더 깨끗한 환경을 경험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은행원 마르티나 베토니(33)는 “운하에서 그렇게 많은 물고기 떼를 보는 것은 극히 드물다”라며 “난 우리가 이 비극적인 시간으로부터 배우고, 이것이 끝나면 관광객들과 청결함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언급했다.

베니스시의 대변인은 “운하가 깨끗해진 것은 수질이 개선된 것이 아니라, 운하의 교통량이 줄면서 강바닥의 침전물이 바닥으로부터 떠오르지 않고 가라앉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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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이탈리아 전역이 이동제한 조처가 내려지자, 베니스와 밀라노, 토리노, 불리냐와 같은 주요 도시의 이산화질소(NO2) 수준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축제는 취소됐고, 항공편은 폐기됐고, 국경은 폐쇄됐으며, 외국 정부는 이탈리아 여행을 자제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한편 베네치아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로 지난해에만 중국에서만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렸다.

사진출처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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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장원수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