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대구에서 그토록 우려하던 일이 오늘 터지고 말았다
2020-02-27 14:14
add remove print link
음압병상 없어서 자가격리중인 환자 사망
권영진 “딴 지역에서 제발 환자 받아달라”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 대구에서 자가격리 중인 코로나19 확진자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대구에 병상이 부족한 까닭에 확진 판정을 받고도 집에서 병상이 나올 때까지 대기하던 중 사망하고 말았다.
27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53분쯤 집에서 영남대학교병원으로 긴급 이송한 74세 남성이 약 두 시간 뒤인 오전 9시쯤 급성 호흡곤란 증세로 숨졌다.
대구시는 이 남성은 이송 과정에서 심정지가 발생해 심폐소생술을 받았다고 했다. 또 병원에 도착해서도 심폐소생술을 계속 받지만 숨졌다고 설명했다.
국내 13번째 코로나19 사망자인 이 환자는 신천지 대구교회 전수조사 명단에 포함돼 있는 신천지 교인이었다. 지난 25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대구에 음압병상이 없는 까닭에 자택에서 대기 중이었다. 20여년 전 신장이식을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다.
발열과 기침 등의 증세가 나타난 23일부터 남성의 건강상태를 체크했던 대구시는 숨지기 전날까지도 발열과 기침 말고는 특이 증세가 없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이날에만 발생하리라는 법이 없다는 데 있다. 실제로 이 환자가 사망함으로써 대구의 음압병상 부족 문제가 다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에서 폭발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해 음압병상이 부족해지자 권영진 대구시장은 2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확진자를 위한 병상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권 시장은 “서울·경기·경남· 울산의 시·도지사님들에게 제가 직접 전화를 드려 시·도가 준비하고 있는 병원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부탁했다”면서 “정부와 전국 시·도에 부탁한다. 환자들을 격리 치료할 수 있는 병원 시설과 의료 인력 지원을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다른 지자체들은 코로나19에 대응하느라 여력이 없는 데다 다른 지역 확진자를 데려오는 데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권 시장에게 대구의 일반 경증환자를 경기 지역으로 올려보내 병상을 확보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도 전염병 환자를 지역 밖으로 이송하는 데 대해 반대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