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의 강아지들에 대한 놀라운 비밀이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20-05-11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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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크레딧’에까지 등장… 등장 인물 못잖은 강렬한 상징
부유층·하층민 구분 지표… 세 마리 본명은 감자 망치 뭉치
영화 ‘기생충’의 엔딩 크레딧에 이선균이 맡은 박동익 사장의 집에서 살고 있는 반려견 세 마리의 실명이 등장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관심을 끌고 있다.
영화 상영 당시 이들 강아지는 퇴근한 박 사장이 2층으로 올라갈 때 쪼르르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모습을 안기며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기생충’에서 계단은 하층민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나누는 계급의 사다리를 상징한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 장치인 셈이다. 관객은 귀여운 강아지들이 계단을 오르는 모습을 보며 강아지만도 못한 생활을 하는 하층민의 생활을 씁쓸하게 곱씹어야 했다.
영화에서 강아지는 부유층과 하층민을 가르는 지표이기도 하다. 박 사장의 아내인 연교(조여정)은 기우(최우식)와 대화할 때 계속 강아지를 안고 있다. 기우에게 아직 마음을 열지 않았다는 설정이다. 강아지 사료와 간식조차 깐깐하게 챙기고 초인종 위에 강아지 세 마리의 사진을 붙인 박 사장네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하층민과 강아지의 신세를 비교하도록 종용한다.
이처럼 영화 ‘기생충’에서 강아지는 등장인물 못지않게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봉준호 감독이 얼마나 영화를 디테일하게 구상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강아지 세 마리가 배우만큼 영화에 기여했다고 판단한 때문일까. 봉 감독은 영화 엔딩 크레딧에 세 강아지를 배우들과 함께 등장시키기까지 했다. 쮸니의 본명은 감자, 베리의 본명은 망치, 푸푸의 본명은 뭉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