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쌍꺼풀 수술한 사람은 누구일까?”

2020-04-1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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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조선인 최초로 성형 수술한 오엽주 씨
조선인 최초 미용사이자 당대의 파워 인플루언서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셔터스톡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셔터스톡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쌍꺼풀 수술한 사람은 누구일까?

그 사람은 바로 조선인 최초로 성형수술을 받은 오엽주 씨다. 오엽주 씨는 조선인 최초 미용사이기도 한 당대의 트렌드세터이자 인플루언서로 역사 속에서 기억되고 있다.

김은경 숙명여대 아시아여성연구소 연구교수에 따르면 오엽주 씨의 쌍꺼풀 수술은 그가 일본에 있던 1927~1932년 사이 일본 도쿄의 안과에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쌍꺼풀진 눈이 예쁜 눈의 기준이 된 것은 1930년대로 영화 '암살,' 드라마 '경성 스캔들'의 배경이 된 일제강점기다. 또한 1920년대 유행했던 기생 사진 엽서를 통해 여성들의 아름다움, 패션, 뷰티 등 외모에 대한 관심을 일으켰다.

당시 활동사진(영화)에 등장하는 서양 배우의 모습과 인종 우열론 또한 영향을 끼쳐 쌍꺼풀진 큰 눈과 높은 코의 서구적인 외모가 미인의 기준이 됐다. '삼천리,' '동아일보'와 같은 매체에도 코, 눈 성형 수술 정보가 실리기도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연합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연합뉴스

이런 당대적 흐름 속에서 1930년대 조선인 최초로 성형수술 한 오엽주 씨가 선택한 수술 역시 쌍꺼풀 수술이었다. 그는 해외에서 유행하던 파마머리를 처음으로 한국에 들여와 유행을 일으키기도 했던 당대의 트렌드 리더였다. 덕분에 오엽주 씨의 화신미용원은 문인 등 당대 힙스터들 아지트이자 일본의 유행이 들어오는 창구 역할을 했다.

월간 에스테틱에 따르면 오엽주 씨는 1960년대 미국으로 이주해 1989년 6월 LA에서 타계했다. 그는 '조선 부인들을 건강하고도 어여쁘게 만드는 예술가'라 자부했다고 한다. 당대에 최신 양장에 하이힐을 신고 선글라스까지 착용한 세련된 모습으로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미의 지평을 넓힌 뷰티 아이콘으로 기억되고 있다.

home 김은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