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금마 김치찌개 장인” 요즘 초등학생 욕설에 깔린 여성 혐오

2019-11-1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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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설문...초•중등생, '상대방 어머니' 걸고 넘어지는 욕설 사용
“'여성 혐오'가 또래집단에서 동질감 느끼는 수단으로 사용된 결과”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 이하 뉴스1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 이하 뉴스1

지난달 28일 중앙일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요즘 초•중등생들은 ‘상대방 어머니’를 걸고넘어지는 욕설을 한다. 조사는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욕설의 종류로는 “느금마, 내가 사랑해요”, “느금마 김치찌개 장인” 등이 있었다. ‘느금마’는 ‘너희 엄마’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지만 ‘패드립(상대 부모님을 욕하는 것)’ 욕설을 할 때 꼭 언급되는 단어다. 중3 김 모(15) 군은 중앙일보 측에 “친구 어머니를 욕하는 ‘패드립’이지만 책임지지 않기 위해 (사랑한다고 말하거나 칭찬하는 식으로) 돌려 말하는 것”이라고 욕의 취지를 설명했다.

또 다른 욕설로는 “응 니 며느리”, “SLD나 챙겨라” 등이 있었다. “응 니 며느리”는 “응 니 애미”를 쓰지 말라는 말에 반박하는 욕설이다. ‘SLD’는 생리대를 뜻한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경기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정윤식(31) 교사는 “아이들이 가슴 사진을 확대해서 돌려보고 점수를 매기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으로 걸러지지 않은 여성 혐오 표현을 보고 채팅도 한다”며 “고학년 중에도 장애인, 노약자 인권과 달리 여성 인권에는 공감 못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설문조사에 응한 중3 박 모(15) 군은 ‘욕설로 아버지 이름은 왜 사용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유는 모르겠지만 엄마 이름만 부른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경기대 교육대학원 김대유 교수는 “어린 시절 비하 표현을 접하면 그 영향력이 어른보다 크다”며 “남학생들에게 ‘여성 혐오’는 또래집단에서 동질감을 느끼는 수단이 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여학생들은 수치심을 느끼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니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는데 심리적 지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home 윤성륜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