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국가정보원)은 이런 사람들을 요원으로 뽑는다… 채용박람회 후기 화제

2019-07-0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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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무 말도 안 해줄 거면 뭘 설명하러 온 것인가' 후기
인사담당자 “학력차별 없다… 다양한 정보 수집해야 하기 때문”
“애국심·헌신으로 소리 없는 전쟁서 싸울 수 있는 사람이 적합”

국가정보원(국정원)은 어떤 사람을 요원으로 뽑는 것일까. 국정원 채용설명회에 참석했던 취업 준비생의 후기가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4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국정원 채용설명회에 참석했던 누리꾼의 후기가 올라왔다. 지난 3월 7일 트위터에 올라온 글쓴이의 트윗을 또 다른 누리꾼이 뒤늦게 소개한 때문이다.

국정원 채용설명회에 참석했던 글쓴이는 후기 글에서 심심해서 갔는데 국정원 직원들이 휴대폰 카메라에 스티커를 부착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휴대폰 전원을 끄고 녹취와 촬영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보안이 삼엄해 뭔가 대단한 것을 알려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채용박람회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람회장에 있었던 국정원 직원과 나눈 대화의 내용을 소개했다.

글쓴이가 ‘몇 명 뽑나요’라고 묻자 국정원 직원은 “기관 특성상 보안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글쓴이가 다시 ‘저 부서의 직무 내용은 뭔가요’라고 묻자 국정원 직원은 “기관 특성상 보안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이름으로 유추하십시오”라고 답했다. 이 같은 대화 내용을 설명한 뒤 글쓴이는 “대체 무엇을 설명하러 온 것인가”라고 물었다.

글쓴이는 “끝나고 기념품을 받아가라고 했는데 (기념품이) 포장지에 싸여 있기에 ‘이건 뭔가요’라고 물었다”면서 “(국정원 직원이) ‘열어보면 압니다’라고 해서 ‘아 이건 찐(진짜를 뜻하는 인터넷 은어)이구나. 컨셉질(일종의 역할놀이를 하며 자신의 콘셉트, 즉 의미를 만들어 가는 것을 말하는 인터넷 은어)도 녹봉 받는 사람이 하는 퀄리티는 이런 거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념품은 고작 연필이었다. 글쓴이는 “연필 정도는 얘기해주셔도 되잖나”라고 말했다.

글쓴이가 참석했던 국정원 채용박람회는 지난 3월 7일 서울대 멀티미디어 83동 204호 강의실에서 열린 행사로 보인다. 당시 국정원은 모든 참석자의 스마트폰 전·후방 카메라에 ‘촬영금지’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였다. 채용설명회를 들으러 온 학생은 약 80명이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름을 밝히지 않은 국정원 인사 담당자는 당시 채용박람회에서 “국정원은 학력에 따른 차별 없이 블라인드 채용으로 진행한다”라고 설명하며 “서울대 학생에게는 학력차별이 있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농담도 던졌다고 한다. 차별을 두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인사담당자는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특정 분야 사람만 모이면 정보기관으로서 마이너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 인사담당자는 국정원 채용합격에 성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애국심과 헌신을 꼽았다. 그는 “국정원에서 일하는 건 드러낼 수 없고, 정보기관 업무의 특성상 미리 일어날 일을 예측해 막는 것이기 때문에 가시적 성과가 없다”라며 “항상 실패만 드러나기 때문에 애국심과 헌신으로 소리 없는 전쟁에서 싸울 수 있는 사람이 국정원에 적합하다”고 말했다고 중앙일보는 보도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