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봐도 침 고이는 '불닭볶음면' 처음엔 듣보잡이었다.

2019-04-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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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출시한 불닭볶음면이 8년동안 겪은 일
매운 맛으로 세계인 사로 잡고 수출↑ 고용도 늘려

삼양식품 홈페이지
삼양식품 홈페이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마니아가 많기로 유명한 라면이다. 하지만 삼양식품조차도 이렇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다. 삼양식품의 대표 라면이자 어느덧 한국을 대표하는 라면으로 성장한 불닭볶음면의 역사를 알아봤다.

삼양식품은 지난 8년 동안 불닭볶음면과 함께 성장을 거듭했다. 2015년 300억원에도 못 미쳤던 수출 실적이 2016년 930억원, 2017년 20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2000억원을 가뿐히 넘겼다. 불닭볶음면에 힘 입어 삼양식품은 라면 내수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매출과 수출이 늘어나자 삼양식품은 직원 수를 늘려 고용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2012년 4월 처음 출시됐을 때만 해도 경쟁사는 물론 삼양식품조차도 불닭볶음면이 이렇게 인기를 끌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7년 전엔 짜장 라면을 제외하면 국물 없는 라면류 제품이 몇 개 없었다. 소수 매니아층만 선호할 극도의 매운 볶음면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출시 초기 월 7억원의 매출도 괜찮은 성적이었다.

서너 달 지나자 저조했던 실적이 갑자기 40억원 뛰었다. '이렇게 매운데 과연 고객들이 반복해서 구매할까' 하는 의문을 가졌던 라면업계도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삼양식품은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었다. 불닭볶음면은 매운 맛을 측정하는 ‘스코빌지수’를 국내 최초로 마케팅에 도입했다. 처음에는 매운맛을 즐기는 마니아층이 열광했다. 이후 유행처럼 불닭볶음면 매운맛에 도전하는 소비자층이 늘었다. 뒤이어 자신만의 레시피로 불닭볶음면에 치즈나 삼각 김밥 등을 섞어 먹는 모디슈머가 등장했다.

폭발적인 수요와 다양해진 소비자 니즈에 맞춰 까르보불닭, 핵불닭, 쫄볶이불닭 등 다양한 제품군이 나오면서 탄탄한 수요층을 확보했다. 현재 불닭볶음면은 국내시장에서 8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이 수출을 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평소에도 매운 맛을 즐기는 한국인과는 달리 보통 외국 사람들은 매운 맛을 꺼린다는 인식이 강해서였다. 불닭볶음면 수출 신호탄은 유튜브가 쏘아 올렸다.

2014년 한 외국인이 매운 것에 익숙하지 않은 현지 친구들과 불닭볶음면 먹고 매워서 괴로워하는 시식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당시 국내에서는 수백만 번이 조회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해당 영상은 반짝 화제를 일으키고 잊혀졌다.

그리고 2년 후 2016년 중반부터 유튜브에 전 세계인이 불닭볶음면에 도전하는 ‘Fire noodle challenge' 라는 영상 업로드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불닭볶음면 도전 영상은 업로드된 건수만 100만 건이 넘는다.

각 나라에서 올린 불닭볶음면 도전 영상. / 유튜브
각 나라에서 올린 불닭볶음면 도전 영상. / 유튜브

이에 발맞춰 삼양식품은 세계인의 불닭볶음면 수요를 파악해 할랄 인증을 받고 수출 시장을 확대했다. 까다로운 해외 채식주의자들의 입맛을 잡는 등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대륙별 현지 맞춤형 마케팅 활동을 벌여 국제적인 ’불닭 브랜드파워‘를 형성했다.

‘Fire noodle challenge' 로 불닭볶음면이 수출에 날개를 달면서 2015년 매출액이 3000억원에도 못 미쳤던 삼양식품은 지난해 469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이익도 71억원에서 551억원으로 증가했다. 직원 수는 1080명에서 2018년 말 1470명으로 390명으로 증가했다.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 성장세를 고용을 창출로 연결해 성장과 경제 선순환을 만든것이다.

최근 삼양식품은 해외 생산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어느 지역에 세울 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지만 동남아시아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인구가 많은 이슬람 문화권 할랄 식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삼양식품-Ubay MOU 체결식 / 삼양식품
삼양식품-Ubay MOU 체결식 / 삼양식품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볶음면은 ‘한국식 매운맛’이라는 인식을 세계인에게 만든 K-Food의 리더”라며 “매년 5억개 이상 판매되며 이미 스테디셀러로 확고한 위치를 자리 잡았다” 고 밝혔다.

아울러 “새롭로운 중국 총판 유베이를 통해 3월부터 중국 물량이 안정적으로 수출되고 있어 올해 전체 삼양식품의 수출 실적은 2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ome 이재윤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