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맛보기]울력다짐
2018-12-1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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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토박이말 맛보기]울력다짐/(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울력다짐
[뜻]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어떤 일을 빠르게 해치우는 기세
[보기월]여러 가지 생각을 한 끝에 앞으로 ‘울력다짐’을 ‘운힘다짐’ 또는 ‘운꾼다짐’으로 써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밝날 아침부터 뒷머리가 무엇이 누르는 듯이 기분 나쁘게 아팠습니다. 어제 낮에도 머리 아픈 것이 가시지 않아서 제 몸이 돌림고뿔(독감)과 싸우고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둘레 분 가운데 여러 날 동안 머리가 아프다고 했는데 병원에 가니 돌림고뿔을 앓고 지나간 것 같다고 한 말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더 아픈 곳 없이 이렇게 지나가 주면 참 좋겠습니다.
우리 모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엠오유(MOU)라고 하고 ‘업무협약’이라고도 하는 것을 ‘울력다짐’으로 다듬어 쓰고 있습니다. 이 말은 듣거나 보신 분들 가운데 ‘울력다짐’이 무슨 뜻인지 묻기도 하였지요. 그러면 ‘울력’이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일함. 또는 그런 힘’이라는 뜻이고 ‘울력다짐’은 ‘울력하기로 다짐함’의 뜻이라고 풀이를 해 드리곤 했습니다.
사전에는 그런 뜻이 없더라는 말까지 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참일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울력하여 그 기세로 일을 해치우는 행동’으로,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는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여 어떤 일을 빠르게 해치우는 기세’로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런 뜻에 ‘울력하기로 다짐함’이라는 더해 쓰는 것이라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앞서 맛보여 드린 ‘운(어떤 일을 여럿이 한창 함께 하는 바람)’과 ‘운김(여럿이 힘께 일을 할 때에 우러나오는 힘)’, ‘운꾼(한데 어울려 일할 사람)’을 보고 이 ‘운’과 ‘울력’은 어떤 사이일까 라는 물음이 생겼습니다.
이것저것 몇 가지 살펴보았더니 북한에서는 ‘울력’을 ‘운력’이라고 하고 ‘울력다짐’도 ‘운력다짐’이라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운력’이 뒤에 있는 ‘력’의 첫소리 ‘ㄹ’ 때문에 ‘운’의 끝소리 ‘ㄴ’이 ‘ㄹ’로 바뀌어 ‘[울력]’으로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럼 ‘력’은 한자 ‘힘 력’일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까지 이어졌고 ‘운’이 가진 뜻에 ‘힘’을 더한 ‘운힘’이라는 말을 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 ‘운힘다짐’이라고 할 수도 있고 ‘운꾼’을 살려 ‘한데 어울려 일할 사람이 되기로 다짐함’이라는 뜻으로 ‘운꾼다짐’이라고 해도 되지 싶었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한 끝에 앞으로 ‘울력다짐’을 ‘운힘다짐’ 또는 ‘운꾼다짐’으로 써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 슬기를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울력’의 말밑(어원)을 아시는 분이 계시면 저에게도 꼭 좀 알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4351해 섣달(온겨울달) 열하루 두날(2018년 12월 11일 화요일)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