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가 명화 복원하려다 실패한 역대 최악 결과물 (영상)
2018-10-2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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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스페인에서 발생한 '에케 호모 벽화 훼손 사건'
아마추어 화가가 복원하려다 실패한 작품이 오히려 관광상품으로 인기 끌어
아마추어 화가가 벽화를 복원하려고 시도했다가 오히려 깡그리 망쳐버렸다. 하지만 이 '망친 그림'이 화제가 되면서 오히려 관광객을 끌어 와 새로운 명물로 등극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O tvN '프리한19'에서는 스페인 '에케 호모' 벽화 훼손 사건을 다뤘다. 스페인 사라고사주 보르하 마을 교회에는 1930년 스페인 화가 엘리아스 가르시아 마르티네스(Elías García Martínez)가 그린 명작 프레스코 벽화가 있다.
마르티네스는 가시관을 쓴 예수 모습을 그리고 '에케 호모(Ecce Homo: 이 사람을 보라)'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 벽화는 전통 가톨릭 예술 형식으로 그려져 뛰어난 명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세월이 지나면서 이 벽화는 조금씩 색이 바래고 페인트가 떨어져 나갔다. 2012년 8월 교회 자원봉사자이자 아마추어 화가였던 80대 여성 세실리아 기메네스(Cecilia Giménez)는 이 사실을 안타까워한 나머지 자신이 직접 붓을 들어 복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결과물은 원작과 전혀 다른 모습이 됐다. 당시 BBC 유럽 특파원 크리스티앙 프레이저(Christian Fraser)는 "한때 위엄 있던 초상화가 이제는 어울리지 않는 튜닉을 입은 털뭉치 원숭이를 크레용으로 그린 스케치와 다름 없어졌다"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순식간에 전 세계에서 화제가 되면서 네티즌에게 조롱을 받았다. '에케 호모'라는 제목이 '에케 모노(Ecce Mono: 이 원숭이를 보라)'는 뜻으로 통용되기도 했다.
기메네스는 쏟아지는 비난에 자신은 '좋은 의도'였다며 항변했다. 또 "신부님이 허락했다"라며 자신이 독단적으로 내린 결정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반전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망친 그림'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작은 마을을 찾았다. 2013년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1년 간 관광객 4만 명이 넘게 다녀가면서 관광 수익 5만 유로(약 6480만 원)를 마을에 가져다 주었다.
기메네스는 교회와 협상 끝에 '망친 벽화' 그림을 넣은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대가로 수익의 49%를 가져가기로 했다. 그는 자신의 다른 작품들을 모아 따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