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에서 독가스를 살포한다”는 무서운 사연 (+역대급 반전)
2018-10-11 11:20
add remove print link
MBC '실화탐사대'에 소개된 윗집에서 독가스를 살포해 위협을 느낀다는 제보자 사연
제보자는 윗집 사람들을 범죄조직으로 의심했지만 평범한 가정집으로 밝혀져
갈등이 극에 달한 아파트 이웃들 사연이 소개됐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는 윗집에서 살포하는 독가스로 고통받고 있다는 제보자 사연을 소개했다. 자신을 미국에 있는 한 주립대 교수라고 밝힌 제보자 황영란(가명) 씨는 윗집에 수상한 범죄조직이 사는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제보자는 아파트 CCTV 영상에 나타난 출입 기록을 토대로 윗집에서 조직적인 불법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윗집에 문제를 제기하자 CCTV에서 나왔던 사람들이 찾아와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고 황영란 씨는 주장했다. 황 씨는 이들 중 한 명을 행동대장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제보자는 이후 윗집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미행과 가스 테러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황 씨는 윗집 남자 위협을 걱정하며 현관문을 이중으로 설치하고 방범 카메라도 추가로 설치했다.
황 씨는 집 안에서 나는 수상한 가스 냄새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특히 머리가 빨리 꽉 죄어오는 느낌"이 든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황 씨는 천장에 나타난 황록색 얼룩을 유독 가스 흔적으로 지목했다.
황 씨와 함께 사는 노모도 "가스 때문에 기운이 없다"고 말했다. 가스 때문에 집 안에 공기 청정기만 3대를 수시로 가동하고 있었다.
황 씨는 활성탄 흡착 방식으로 가스 성분을 추출해 시험기관에 의뢰했다. 그 결과 염소와 사산화황이 나왔다며 결과지를 들고 담당 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서는 마약 제조 시 발생하는 가스일 가능성을 의심했다.
담당 경찰서 강력팀과 과학수사대가 수사했지만 결과는 무혐의로 밝혀졌다. 제보자는 부실수사라고 불만을 표했다.
제작진은 여러 차례 시도한 끝에 문제의 윗집으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윗집은 제보자가 생각한 '범죄조직'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두 자녀를 둔 가정집이었다.
윗집이 들려준 이야기는 제보자 황 씨 이야기와 전혀 달랐다. 위층 거주자 오창섭 씨는 어느 날 "담배 연기로 아랫집 아이가 고통받고 있다"는 경고문이 붙어있었다고 말했다.
오 씨는 담배를 피지 않지만, 아랫집은 막무가내로 황의를 계속했다. 황 씨는 윗집에 직접 들어와서 내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황 씨는 윗집 내부를 보고도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나도 그대로 보복할 거니까 어디 한 번 해보라"는 말도 했다.
오창섭 씨는 관리실 중재로 황 씨 사과를 받고 일을 마무리하려고 했지만 황 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황 씨는 이후 층간소음, 누수로 차례차례 문제 제기를 하더니 급기야 유독 가스 의혹까지 제기했다고 오 씨 가족은 주장했다.
오창섭 씨는 오히려 아랫층에서 나는 괴음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했다. 제작진이 확인해보니 아랫집에서 보복을 위해 천장에 설치해놓은 우퍼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였다. 두 달 넘게 울려퍼진 우퍼 스피커 소리는 아파트 전체에 울려퍼졌다. 다른 층 사람들도 고통을 호소했다.
제작진은 특수장비로 아랫집과 윗집을 검사했지만 위험 물질은 나오지 않았다. 황 씨가 활성탄 흡착으로 검출한 물질에 대해 이원구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방송에서 "검출된 성분은 정확하게는 염소이온과 황산이온이다. 음 이온 하나만 가지고는 위험성을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 씨가 유독 가스 흔적으로 지목한 천장 얼룩도 단순 누수로 인한 것이었다. 건축 전문가는 황 씨가 주장하는 불쾌한 냄새도 누수가 원인일 거라고 추측했다.
황씨는 윗집이 의도적으로 구멍을 뚫어 물과 가스가 유입된다고 주장했지만 윗집을 확인해본 결과 리모델링 공사 미비로 발생한 누수로 밝혀졌다.
특수장비와 전문가까지 동원해 확인했지만 제보자 황 씨는 끝까지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황 씨는 결국 당분간 공기 좋은 곳을 떠돌며 요양을 하겠다며 집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