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너, 우리의 이야기”...'하트시그널2'가 시청자를 사로잡은 이유
2018-05-1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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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하트 시그널2’에 쏠리는 관심이 뜨겁다. 3월 16일 첫 방송된 ‘하트시그널2’는 지난해 시즌1에 이어 두 번째 시즌을 맞았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하트시그널2’ 첫회 시청률은 0.6%로 다소 저조했다. 하지만 곧 상승세를 타더니 지난 4일 방송된 7회에서 2.3%, 11일 방송된 8회에서 2.2% 시청률을 기록했다. 종합편성채널에서 2%대 시청률은 '안정적인' 궤도로 볼 수 있다.
방송이 끝날 때마다 올라오는 '클립 영상' 인기는 더 많다. 2~3분 분량 영상 1개당 적게는 10만뷰, 많게는 60만뷰 가까이 조회수가 집계된다.
화제성도 상당하다. TV화제성 조사전문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지난 14일 발표한 5월 둘째 주 TV화제성 보고서에 따르면 ‘하트시그널2’는 'TV프로그램 비드라마 화제성' 부문에서 무려 5주 연속 1위에 올랐다. 4월 13일부터 5월 11일까지 5주간 비드라마 부문 190여개 프로그램 가운데 화제성이 가장 높은 프로그램으로 꼽혔다.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하트시그널2’.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 프로그램 포맷
‘하트시그널2’는 입주자 8명이 한 공간에서 한달간 함께 지내면서 인연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다. 남자 넷, 여자 넷 입주자들은 한달간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시그널 하우스’에서 함께 지내며 '썸'을 탄다. 입주자들은 '시그널 하우스'에서 출근을 하고, 주말도 보낸다. 제작진이 '데이트 기회'를 제공하면 그에 따라 데이트도 한다.
고백은 마지막 날에만 할 수 있다. 그 전에는 상대방에 대한 마음을 문자로 표현해야 한다. 제작진이 제공한 휴대폰으로 각자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문자를 보낸다. 보통 문자는 방송 1회당 마음에 드는 상대방에게 한 번씩만 보낼 수 있다.
'문자 러브라인' 결과는 매회 방송이 끝날 때쯤 알려지며 프로그램 패널들은 입주자들의 '러브라인'을 맞춰야 '원석'을 획득할 수 있다. 원석은 프로그램 종영시 현금으로 환산 가능하다. 가수 겸 작곡가 윤종신, 가수 이상민, 소유, 원, 작사가 김이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양재웅 씨 등 6명이 패널로 출연한다.
촬영 일시는 지난해 12월로 이미 모든 촬영이 끝난 상태다.
5월 현재 커플로 맺어진 이들도 있을 것이고, 커플이 됐다 헤어진 이들도 있을 수 있다. 시즌1에서 커플로 성사된 배윤경, 장천 변호사는 방송이 끝난 뒤 헤어진 상태라고 밝히기도 했다. 방송이 끝나는 시점까지 출연자들은 어떤 결과도 알려서는 안 된다.
◈ 매력적인 입주자 8명
입주자 8명은 다양한 직업과 개성을 갖고 있다. 남성 입주자들 직업은 다양하다. 한의사 김도균, 서울대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규빈, IT업체를 운영하는 정재호, 경리단길에서 일본 가정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셰프 김현우 씨 등.
여성 입주자 4명도 각기 다른 직업군에 속해 있다. 외국계 기업에 근무 중인 오영주, 의상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인 임현주, 배우 지망생 송다은, 미국 뉴욕에서 패션 편집숍을 운영 중인 김장미 씨 등 개성이 다양하다.
◈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같은 스토리… 끝이 궁금한 삼각관계
‘하트시그널2’가 ‘최애(가장 사랑하는) 프로그램’이라는 대학생 김혜원(22)씨는 “너무 내 이야기, 내 친구 이야기 같아서 보게 된다”며 “오영주, 김현우, 임현주 씨를 둘러싼 삼각관계를 보며 나 자신을 대입시키게 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연애를 해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그들과 같은 감정을 잠깐이라도 가졌을 것이고 그런 상황에 빠져봤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결말이 너무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오영주 씨와 김현우 씨가 커플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 씨가 언급한 ‘삼각관계’란 입주자 오영주, 김현우, 임현주 씨를 둘러싼 관계를 말한다.
이 세 명의 삼각관계는 드라마 대본이 아닌 현실이다. 김현우, 오영주, 임현주 씨 가운데 누가 누구랑 커플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시청자들은 제3자의 시선으로 이 현실을 지켜본다.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하트시그널2' 갤러리에도 입주자들 러브 라인을 추리하는 글이 잇따른다.
직장인 이수진(27)씨는 "김현우, 오영주, 임현주를 둘러싼 '삼각관계'는 이 프로그램의 '꿀잼' 요소"라며 "방송이 끝나는 금요일마다 다음주 금요일을 기다리게 된다. 얼마 전에 버스를 탔는데 뒷자리에서 여고생들이 '하트시그널2' 이야기를 하는 걸 듣고 '10대들도 이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현우 - 임현주
김현우 - 오영주
◈ “시청자와 한 마음” 패널도 함께 추리하는 ‘러브 라인’
프로그램 패널들도 ‘하트시그널2’ 인기 요인 가운데 하나다. 패널 역할은 ‘시그널 하우스’에 입주한 8명의 러브라인을 추리하는 것이다.
입주자들이 마음에 드는 상대방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패널들은 누가 누구에게 문자를 보냈는지 맞춰야 한다.
패널끼리 서로 다른 추리 결과를 내놓았을 때 조율하는 것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5월 현재까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양재웅 씨가 높은 정답률을 기록하고 있다.
◈ 센스 돋는 BGM
“누가 셀렉하는지 모르겠는데 선곡 너무 좋다”
입주자들 못지않게 '하트시그널2' BGM(background music·배경음악)도 인기다. '하트시그널2' 홈페이지에는 'BGM 리스트'라는 게시판도 있다.
매회 BGM 리스트를 클릭하면 어떤 음악이 어떤 장면에 BGM으로 쓰였는지 영상으로 확인 가능하다.
'노래 좋다'로 끝나는 게 아닌, 해당 곡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화된다.
◈ "죽어있던 연애 세포를 살려주는 느낌"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남녀가 모여 생활하며 인연을 찾아가는 포맷의 '연애 리얼리티쇼'는 과거부터 인기를 끌어왔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방송된 SBS '짝'이 대표적이다. 최고 시청률 11.3%(닐슨코리아)까지 기록하며 시청자들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방송된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1'도 매회 방송마다 화제가 됐다. 당시 입주자들인 장천 변호사, 배윤경, 서주원, 강성욱, 김세린 씨 등은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얻었다.
최근에는 SBS '로맨스 패키지', tvN '선다방' 등의 연애 리얼리티쇼도 주목 받고 있다.
대학생 이미소(21)씨는 "연애 리얼리티쇼를 보는 이유는 대리만족도 있고 보다보면 죽어있던 내 연애 세포를 살려주는 기분도 든다"며 "드라마는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일을 그린 건데 연애 리얼리티는 '진짜 현실'이지 않나. 방송 특성상 설정이 있다고는 해도 기본적으로 구성원들끼리 감정조차 설정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씨는 "요즘 '하트시그널2'를 보면서 사라져버린 연애세포가 깨어난 느낌"이라며 "이제 미팅도 하고 소개팅도 해야겠다. 이런 시청자가 많을수록 프로그램을 만든 이들이 뿌듯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