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 모두 김씨?" 컬링 대표팀 자매로 오해한 외신 기자들
2018-02-18 14:10
add remove print link
선수 5명과 감독까지 모두 김 씨여서 자매들로 오해받는다는 여자컬링 대표팀.
(강릉=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선수 5명과 감독까지 모두 김 씨여서 자매들로 오해받는다는 여자컬링 대표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경기를 취재하려고 강릉컬링센터에 모인 외국 기자들도 "저들이 다 자매인가"라며 한국 기자에게 물어보곤 한다.
여자컬링 대표팀은 스킵 김은정, 서드 김경애, 세컨드 김선영, 리드 김영미, 후보 김초희로 구성됐고, 김민정 감독이 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ESPN은 한국 여자컬링팀 중 김영미와 김경애만 자매라는 점에 놀라워하며 아예 한국에 김 씨 성이 많은 이유를 탐구해 보도하기도 했다.
여자컬링팀에게 외국인들의 이런 반응은 거의 일상이다.
김민정 감독은 "대회에 나가면 자매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래서 그냥 그렇다고 답하기도 한다"고 웃었다.
컬링은 형제, 자매, 남매 등 가족이 팀을 꾸려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질문이 더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설명이다.
컬링은 보통 스킵 이름을 따서 부른다. 예를 들어 캐나다 여자컬링 대표팀은 스킵인 레이철 호먼의 성을 따라 '호먼 팀'이라 불린다.
대표팀은 김은정의 성을 따라 '팀 킴'이라 불리는데, 스킵뿐 아니라 모든 구성원을 대표하는 이름이 돼서 이 이름에 더욱 애착을 느낀다고 전했다.
외국인은 자매가 아니라는 궁금증을 해결하고 나면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선수들을 도대체 어떻게 구분하느냐는 것이다.
선수들끼리는 서로를 부르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스킵 김은정은 경기 중 동료들에게 스위핑 방향을 지시할 때 "영미", "선영이" 등 스위퍼들의 이름을 부른다. 이름이 불린 선수들은 더 힘차게 스위핑을 한다.
김은정과 김영미는 의성여고에서 함께 컬링을 시작한 동갑 친구이고, 김선영과 김경애는 의성여중에서 컬링을 시작한 동갑내기 친구여서 이름을 부르는 것이 자연스럽다.
외국인들에게는 어려운 문제일 수 있다. 그래서 대표팀은 몇 가지 대책을 마련했다. 워낙 국제대회를 많이 나가기 때문에 이 정도 '배려'는 필수다.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선수들의 유니폼 등 부분에는 영문으로 성이 쓰여 있다.
한국 여자 선수들은 모두 'KIM'이라고만 쓸 수 없어서 'E. KIM'(김은정), 'K. KIM)'(김경애), 'S. KIM'(김선영) 등 이름의 이니셜을 함께 적었다. 다행히 이름 이니셜은 모두 다르다.
또 구분하기 어려워하는 외국인이 많아서 각자 영어로도 부르기 쉬운 애칭을 정했다.
김은정은 '애니', 김경애는 '스테이크', 김선영은 '써니', 김영미는 '팬케이크', 김초희는 '쵸쵸'다.
'MJ' 김민정 감독은 "어느 날 함께 아침을 먹다가 별명을 정했다. 그때 먹은 음식이 그 선수의 별명이 됐다"며 "이 별명으로 부르는 외국 선수들도 많다"며 재밌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