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소년원이 복통을 호소하는 10대 수용자를 '단순 변비'라고 방치했다가 차후 대장암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성열 씨는 아들 이모(17) 군에 대해 "시한부가 되어 돌아왔다"며 사연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당시 이성열 씨는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 사는 곳까지 공개하면서 억울한 마음을 토로했다.
이성열 씨는 "제 아들은 2017년 5월 친구들과 어울려 금품을 갈취하는 나쁜 행동으로 인해 서울소년원에 들어갔다. 전 부모된 입장으로 자식의 잘못을 두둔할 수 없었고 소년원에서 진심으로 반성하기를 바랐다"며 글을 시작했다.
이성열 씨에 따르면 이 군은 지난해 6월 춘천소년원으로 이송됐다. 7월 초부터 복부에 심한 통증을 느낀 이 군은 의무과에 말했지만 '단순 변비' 처방을 받고 약을 먹었다.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9월 초 이성열 씨는 소년원 측에 외부병원 진찰을 요청했지만 진료는 바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사이 이 군은 식사도 하지 못하고 변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몸무게가 한 달 만에 30kg이 빠지자 결국 9월 말 외부병원 진찰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이 군은 더 이상 외부 진료를 받을 수 없었다.
이 군은 10월 말 소년원에서 나온 후에야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그 사이 몸무게는 10kg가 더 줄었다. 병원에서는 이 군에게 대장암 3기말이라고 진단했다. 수술 후 현재 이 군은 항암주사·약물치료 병행시 2년 정도만 더 살 수 있다고 한다.
이성열 씨는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소년원에 들어간 것은 맞지만 진심으로 반성하고 돌아와 착하게 살길 바랬고 저희 아들도 잘못을 뉘우치고 사회에서 바르게 살기 위해 직업훈련을 할 수 있는 춘천소년원으로 이송신청을 한 것뿐"이라며 "시한부가 되어 돌아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15일 YTN 보도에 따르면 춘천소년원 측은 "10대는 대장암 발병이 흔치 않고 이 군이 당시 큰 고통을 호소하지 않았다"며 "외부 진료에서도 특이사항이 없었고 이후 아프다는 소리도 안해 증세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군은 지난달 2일,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렸지만 일주일 뒤 법무부는 "청소년 암 발병이 드물어 판단이 어려웠다"며 소년원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고 답변했다. 지난달 말 페이스북에서 이성열 씨 글이 급속도로 퍼지자 법무부는 그제야 소년원 감찰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