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5억원 지원금'...가짜뉴스 찾기 인공지능 대회 수상자들
2017-12-12 14:40
add remove print link
약 4개월간의 대장정을 끝내고 '인공지능 R&D 챌린지' 대회 최종 수상자가 결정됐다.
약 4개월간의 대장정을 끝내고 '인공지능 R&D 챌린지' 대회 최종 수상자가 결정됐다.
지난 8일 경기 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가짜뉴스를 찾는 '인공지능 R&D 챌린지' 본선 대회가 열렸다. 지난 8월 참가 등록을 마치고 4개월 간 선행 연구를 해온 71개 팀 가운데 예선을 통과한 23팀이 참가했다.
각 팀들은 자체 개발한 솔루션으로 가짜 뉴스를 판별해내는 기술력을 겨뤘다. 경연장에서 주어진 뉴스 데이터 6000여 건 중 제목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기사와 본문과 관계없는 문장이 들어간 기사를 가렸다.
본선 결과 1위는 이스트소프트와 줌인터넷 연합팀인 디피스트(Deepest)가 차지했다. 2위와 3위에는 각각 강장묵 고려대 교수가 이끄는 아이와즈와 스타트업 누아가 올랐다.
디피스트는 "두 회사가 같이 하게 되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며 그런 아이디어를 잘 융합해서 하나의 결과물로 만들어낸 게 유효했던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공지능 R&D 챌린지' 본선에 오른 23개 팀...다양한 분야 참여 이뤄져
이번 '인공지능 R&D 챌린지'에서는 개인, 개인 컨소시엄, 대학, 기업 등 여러 분야의 참여가 이뤄졌다.
본선에는 서울대 산학협력단, 한국과학기술원, 군산대 산학협력, 한국산업기술대, 서강대 산학협력단, 한국외대, 창원대 등 대학 8팀이 올랐고, 중소기업도 엘렉시, 이큐브솔루션즈, 누아, 시큐러스, 노트스퀘어, 코난테크놀로지, 이스트소프트, 유진정보, 네피리티 등 9팀이 참가했다. 개인 참가자로는 유일하게 김재욱(40) 씨가 본선에 진출했다.
김재욱 씨는 인공지능과 관련된 창업을 준비하다 대회 공고를 보고 참여를 결정했다. 김재욱 씨는 프로그램 개발자가 아니어도 코딩 없이 쉽게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아인휴먼)을 개발하고 있다. 김재욱 씨는 수상 목표를 이루는 것과 동시에 서비스 홍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3위에 오른 누아는 중국 관광객에게 국내 여행 콘텐츠를 제공하는 모바일 앱 '워짜이날'을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인기 여행지, 최단 이동 코스, 지도 등 다양한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4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중국인 앱 사용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누아 서덕진 대표는 인공지능에 기반한 여행 콘텐츠 추천 기술을 개발하던 중 이번 대회를 알게 돼 참가했다고 했다. 서 대표는 "블로그와 여행 리뷰 등에서 좋은 콘텐츠와 좋지 않은 콘텐츠를 인공지능으로 구분하는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서 많이 보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 컨소시엄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아이와즈는 남서울대 강장묵, 김성준 교수와 아이와즈 양중식 대표, 이영준 이사, 오지훈 선임 5명이 뭉친 팀이다. 이번 대회에서 2위를 기록하며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아이와즈 오지훈 선임은 "가진 기술력으로 도전을 해보고 싶어서 지원했다"면서 기존에 언어 처리가 가장 필요한 애플 라이브러리 관련 용역 과제를 하고 있어 유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텔 서버, 우리말 사전, 라이브러리 등 주최 측에서 지원이 많았다"며 "좋은 기술력과 함께 대회에서 제공한 것들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시도된 인공지능 R&D 대회...가능성은?
'인공지능 R&D 챌린지'는 국내 인공지능 분야에서 처음 경진대회 형식으로 시도된 연구비 지원 방식이다. 연구자들의 경쟁적 참여를 유도해 국내 인공지능 기술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자 마련됐다.
이미 미국에서는 챌린지 방식으로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혁신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음식 이미지를 이용한 이미지 인식’ 등 인공지능 챌린지 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러한 선수행 후지원 방식의 R&D 대회를 이번 대회 수상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누아 서덕진 대표는 "기존 R&D 방식은 결과를 조회하다 보면 아쉬운 부분들이 많이 있었는데 이번 대회는 실제 수행 능력을 갖춘 팀들을 뽑는 거다보니 떨어지더라도 큰 불만이 없었다"며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이와즈 오지훈 선임은 "이런 프로세스로 과제를 받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많은 시간과 인력이 투입되고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 이렇게 시간을 쓸 수 있게 해주신 회사에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등수 안에 못 들면 제 인건비가 어떻게 되나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도 "주말도 없이 밤을 새우며 일했지만 굉장히 재밌었다"고 말했다.
오지훈 선임은 이어 "가짜 뉴스 판별 연구를 맡게 된다면 이번 대회에서 개발한 기술을 100% 활용할 것 같다"며 "대회 과제들이 기본에 충실하게 나왔다. 베이스가 되는 기술이 탄탄하게 준비가 돼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능정보사회추진단의 권용현 부단장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연구팀을 선정한 만큼 가짜뉴스 문제 해결을 위한 후속 연구에서도 우수한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올해 대회에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챌린지 방식의 R&D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우수팀 3팀이 내년에도 가짜뉴스 판별 기술을 계속 연구할 수 있도록 총 15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디피스트 팀은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함께 지원금 6억원, 아이와즈 팀은 장관상과 함께 지원금 4.5억을 받는다. 누아는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장상과 함께 지원금 4.5억원을 받게 된다. 시상식은 12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다.
한편 이번 '인공지능 R&D 챌린지'는 과기정통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주관했다. 인텔과 위키트리가 후원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