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폭락할까 두렵다“ 가상화폐로 300배 수익 거뒀다는 취준생 (인터뷰)
2017-11-2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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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취업준비를 하던 중 50만원으로 1억 5000만원을 벌었다.
"1억 5000만 원 벌었지만 걱정이 많습니다."
비트코인(Bitcoin·BTC) 가격이 최고점을 경신했다는 소식이 꾸준히 보도되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서버 중지 사태로 피해를 본 사람들이 모여 해당 거래소를 고소가 진행 중이다. SNS에서도 가상화폐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가상화폐 투자는 뜨거운 감자다. 급등과 급락이 하루종일 반복된다. 큰 위험성을 담보하고 큰 수익이 발생하는 가상화폐 시장을 두고 투자냐, 투기냐, 도박이냐를 두고 설왕설래도 이어지고 있다. 제도적 금융권 안으로 들인 후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어 일확천금에 성공한 사람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중 '엽동이'란 닉네임을 사용하는 가상화폐 투자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 #27살 #대학졸업생 #취준생
엽동이(27)는 평범한 취업준비생이었다. 대학을 막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고 있었다.
그는 친형이 가상화폐로 약 300만 원을 잃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호기심이 생겨 가상화폐 세계에 발을 들였다. 지난 6월에 50만 원으로 큰 부담 없이 뛰어들었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50만 원은 하루 10%씩 수익을 낳았다. 7월 말에는 원금이 600만 원으로 불어났다.
통장 잔액이 백만 자리에서 천만 자리로 늘어나는 건 더 갑작스러웠다. 8월 초 '비트코인 캐시(Bitcoin Cash·BCH)'라는 가상화폐가 하룻밤 만에 3배 이상으로 뛰었다. 그는 "600만 원으로 비트코인 캐시를 사놓고 자고 일어나니 1800만 원이 되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큰돈을 벌고 난 뒤 처음으로 200만 원을 부모님께 드렸다. 부모님은 "취업 준비에 힘써야 하지 않겠냐"라며 엽동이의 새 '열정'을 우려했었다. 하지만 매일 큰 수익을 나는 걸 보자 부모님도 생각을 바꿨다. 엽동이는 "최근에는 친구 만나려고 잠깐 외출하려고 하면 부모님께서 '돈 벌어야지 어디 가냐'라고 말씀하실 정도"라고 웃으며 말했다.
엽동이는 부모님에게 드린 돈을 제하고 1500만 원으로 다시 투자를 시작했다. 그는 그때부터 '알트코인'(Alternative Coin)에 주력했다. 그는 2~3분 짧은 주기로 사고팔기를 반복하는 스캘핑(Scalping) 방법에 집중했다.
그는 "솔직히 돈을 잃은 날은 없었다. 큰 욕심을 버리고 오른다 싶으면 빠른 타이밍에 파는 식으로 안전하게 단타를 쳐 2~3달 동안 꾸준히 수익을 봤다"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한 지 4개월이 지난 10월에 통장에 1억 원을 찍었다. 11월에는 1억 5000만 원으로 불어났다.
※ 알트코인= 알트코인은 비트코인처럼 유명한 가상화폐와 다르게 오래되지 않은 가상화폐를 의미한다. 알트코인 시세는 주요 가상화폐보다 등락이 훨씬 더 크다.
◈ 코인, 잠, 코인, 잠... 그래도 아직은 만족
엽동이 일상은 순탄치 않다. 그는 하루 대부분 시간을 가상화폐 투자에 열중한다. 가상화폐 시장은 주식과 달리 하루 24시간 거래가 열려있어 하루에도 많게는 몇십 번까지 크고 작은 이벤트가 일어난다. 예상할 수 없는 호재와 악재 앞에서 함부로 컴퓨터 앞을 떠날 수 없다.
예측 불가능한 가상화폐 시장 때문에 취침 시간도 불규칙하다. 엽동이는 시장이 안정화돼야 안심하고 잠을 잔다. 잠자리에 드는 시각이 새벽 3시가 될 수도 있고 밤을 꼴딱 새우고 해가 뜰 무렵이 될 수도 있다.
엽동이는 친구 만나서 놀거나 여가를 즐기는 일도 힘들어졌다고 했다. 그는 "외출을 하더라도 손해 본다는 생각을 하며 집을 나선다"라고 말했다. 점점 투자 외에 다른 데 쏟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건강도 문제다. 그는 한 자리에 오랫동안 앉아서 끼니만 해결하며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투자를 시작하고 나서 몸무게가 10kg 늘었다. 운동하면서 건강을 챙길 여유가 없다.
엽동이는 불규칙한 일상을 살고 있지만 현재 삶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 게임을 많이 즐겼다"라며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하면서 게임을 하지 않는다. 가상화폐 투자엔 게임보다 더 재밌는 구석이 있다"라고 말했다. 게임은 즐거움만 남지만 가상화폐 투자는 내 앞에 돈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코인하는 일이 즐거워서 삶에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가상화폐 투자? 딱 두 부류에게 추천한다"
엽동이는 "가상화폐에 전념할 수 있는 사람이나, 사놓고 관심을 싹 끊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가상화폐 투자를 추천한다"라고 했다. 그는 "대부분 사람이 앞으로도 꾸준히 비트코인이 우상향(가치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돈을 넣어놓고 수개월부터 수년까지 멀리 내다보는 장기 투자자에겐 가상화폐 투자가 좋은 재테크라 예상했다.
단기 투자는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그는 가상화폐 커뮤니티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소개했다. "60%는 손해를 보고 30%는 본전을 찾고 10%만이 이득을 본다." 그는 대박을 쳐서 큰돈을 번 사람들만 인증글을 올리고 돈을 잃은 사람은 글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 투자에서는 돈을 잃는 사람이 더 많다"라고 말했다.
24시간 가상화폐 차트를 들여다봐도 자칫하면 돈을 잃기 십상이다. 가상화폐 시장 변동성이 큰 만큼 계속해서 차트를 들여다보는 건 필수였다. 엽동이는 24시간 차트를 지켜볼 여력이 없다면 가상화폐로 단기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 트위터 잘 살피고 선동, 낚시는 조심하세요
엽동이는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든 이들에게 작은 팁도 전했다. 무엇보다 가상화폐 세계에도 '작전 세력'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세력이 큰돈으로 시장을 호령하며 소액투자자 돈을 야금야금 뺏앗아간다고 말했다.
엽동이는 "세력들이 가상화폐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있는 밋업(Meet-Up)이나 컨퍼런스나 가상화폐 개발자 소식을 흘려 호재나 악재로 활용한다"라고 말했다. 세력이 확실히 존재하는 만큼 그 소식이 오가는 트위터를 잘 들여다봐야 한다. 그는 "가상화폐 소식을 전하는 유명 인사나 주요 계정을 팔로우해서 참고하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선동과 낚시질도 유의해야 한다. 엽동이는 "가상화폐 커뮤니티나 채팅창에서 사람들이 거짓정보를 흘리거나 선동질을 한다"라며 "여기에 흔들리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 산 넘어 산, 걱정 넘어 걱정
엽동이는 가상화폐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많은 걱정을 쏟아낸다고 전했다. "돈을 잃는 사람들은 잃는 대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돈을 따는 사람 역시 일상이 없는 삶에 회의를 느껴 스트레스를 받는다." 가상화폐로 돈을 벌어도 뒤틀린 생활 방식과 사라진 일상 때문에 허무함을 많이 느낀다는 의미였다.
엽동이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큰 돈을 벌었다. 하지만 그도 불투명한 미래가 가장 걱정스럽다. 그는 가상화폐에서 일상을 전념하며 취업 준비엔 아예 손을 뗀 상태다. 만에 하나 갑자기 가상화폐 가치가 폭락하거나 없어지게 되는 날이 오면 막막한 현실에 마주하게 된다.
엽동이는 가상화폐 투자가 안정적인 삶이 아니라고 말했다.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을 떨치기 위해 그는 꾸준히 앞날을 설계하고 있다. 그는 "가상화폐 이후에 경매나 부동산 같은 재테크에 도전해 볼 생각이 있다"라며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서는 건물을 사 월세로 안정적인 수입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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