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문재인이 나에게 크게 화낸 이유
2017-04-0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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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위키트리지난 4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서울 은평구 갑) 국회의원이 '이언경의 작은
지난 4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서울 은평구 갑) 국회의원이 '이언경의 작은 방 큰 토크'에 출연했다.
박주민 의원은 인권변호사 시절 세월호 유가족 법률 대리인을 맡으며 '세월호 변호사'로 불렸다. 20대 국회의원이 된 후에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해 탄핵소추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세월호 변호사' 외에 박주민 의원을 부르는 또 다른 별명은 바로 '거지 갑 국회의원'이다. 허름한 옷차림에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쪽잠을 자는 모습이 여러 번 발견되서다.
이러한 '열일' 탓일까. 박주민 의원이 9개월간 발의한 법안은 무려 55개다. 국회의원으로서 임기를 마쳤을 때 '민주주의를 보다 실질화하는데 도움이 된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박주민 의원을 만났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세월호 선체 인양, 문재인 캠프 인권 특보로서 문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하 위키트리 전성규 기자·김이랑 디자이너
무한도전에서 공식 '거지갑'이 됐다. 사람들이 많이들 알아보나?
지역구 걸어다닐 때 긴장을 했는데 (생각보단) 많이 안 알아보셨다.
무한도전 멤버 중에 함께 일해보고 싶은 사람은?
박명수 씨가 재밌었다. 유재석 씨는 모범생이다. 저하고 비슷한 과다. 그래서 박명수 씨나 양세형 씨를 좋아한다. 술만 마시면 '바리바리 양세바리'를 짝꿍(아내) 앞에서 흉내낸다.
국민의원(시청자)이 제안한 법안 발의 중에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나
마음에 드는 건 있었다. 이거 스포인데... (자세한 내용은) 이번 주에 밝혀질 거다. 이번 주 무한도전도 굉장히 재밌을 거 같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대선 캠프에서 인권 파트 특보단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문 후보를 지지한다는 느낌이 안 든다
인권 파트의 특보 단장이다. 인권 특보를 모아야 하는데 역할을 못했다. 탄핵 소추위원 끝나자마자 세월호 인양이 된다고 해서, 선체조사위원회 위원 리스트를 만들고 그 작업 하느라고 저는 실적이 없다.
문 후보랑 언제 교감이 있었나?
문재인 후보에게 돕겠다고 말씀드린게 작년 12월이다. 부산에서 문재인 후보와 둘이 독대했고, 서울에서도 독대했다. 두 번째 독대 때 돕고 싶다고 말했다.
돕겠다 마음 먹은 계기가 있었을까
문재인 후보를 돕고 싶다는 마음을 먹은 건 그 이전이다. 양산에 있다가 처음 지지 유세를 한 게 저희 지역구다. 근데 그것 때문에 감동 받았던건 아니다.
그때 저랑 같이 노인복지센터를 돌았다. 점심 때였는데 (문재인 후보) 옷자락에 쓸려서 노인분 숟가락이 땅에 떨어졌다. 그걸 주워서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고, 수행하시는 분에게 새 수저를 가져다 달라고 얘기를 했다.
그러고서 나머지분들과 인사를 하고 모든 인사가 끝났다. 저는 급한 마음에 '아유~ 문재인같이 유명한 분이 오셨으니까 좀 더 돌면 좋겠다' 싶었다.
제가 "이제 끝났으니깐 딴데 가시죠" 이랬더니 저한테 화를 내셨다. 왜 그러시나 그랬더니 아직 숟가락이 안 왔다는 거였다. 다시 한 번 더 확인해서 숟가락을 받아서 그걸 놓고서 아까 그 분한테 다시 죄송하다고 하고 가셨다.
나도 사람 생각하면서 살았다고 하지만 선거란 걸 앞두고 이렇게 까먹기도 하고 정신 못 차리기도 하는데 참 배울 점이 많았다. 그때부터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두 차례 정도 만나뵙고 결정했다.
밀양 송전탑, 제주 해군기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등 주요 현안마다 정부 반대 편에서 활동해왔다. 여당 국회의원으로서 역할 잘 할 수 있을까
여당 국회의원이 주로 하는게 정부의 방어막을 치는 역할인데 나는 그런 거에 관심이 없다. 오히려 여당이 되면서 개혁을 할 만한 기반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여당이 방송을 장악하지 않겠다"라고 방송법을 개정하자고 하면 말을 들어 줄 것이다. "검찰을 정치적인 수단으로 쓰지 않겠다. 그러니 개정해달라"고 하면 (검찰도) 찬성할 거다. 그렇게 하려고 다들 생각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어떻게 생각하나?
좋은 분이다. 아이디어가 굉장히 훌륭한 분이다. 정당 대표가 아니라 안철수 후보가 연설한 게 있다. 학제 개편이나 푸드밸리에 대한 대목이 나오는데 굉장히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안철수 후보가 목소리 바꾼 건 어떻게 생각하나?
정치인들이 연습해서 바꿀 수도 있는거지. 저도 가발 썼는데. 뭘....
죄송하다. 몰랐다
써도 사람들이 쓴 지 모른다(웃음)
가발 커밍아웃하면서 갑자기 접속자 수가 올랐다
사람들은 남들이 숨기고 싶은 비밀에 관심이 많다(웃음)
세월호 선체 인양을 보면 "이렇게 쉽게 될 걸 3년이나 걸렸나"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세월호를 물 위로 끌어올리는 직접적인 단계는 올해 3월 18일에 처음 시작한 게 맞다. "그 전에도 끌어 올릴 수 있는 상황인데 안 끌어 올렸다"는 맞지 않다.
다만 인양을 하는지 마는지 결정하고 인양업체를 선정하고, 인양업체가 가져온 방법대로 하기 위해 준비한 건데 그 부분이 오래 걸렸다. 막판에 인양 방식도 바꾸고 결과적으로 시간이 간 거다.
해수부가 진짜 의지가 있었다면, 비싸더라도 기술력이 충분히 검증된 업체에 하고 수중 수색을 하면서도 인양을 위한 해저 지질에 대한 조사를 충분히 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그러면서 시간이 많이 보냈다.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의견 차가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초반에는 조금 그랬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초반에는 해수부 주장을 미수습자 가족이 많이 믿으면서 선체 일부를 절단하면서 직립하는 인양하는 방식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셨다.
절단하는 게 수습에 빠르다는 (해수부의) 주장을 믿은 거다. (해수부가) 실제 상태를 보고 내린 결론이 아니었다. 선체를 보는 순간 해수부도 그런 주장을 할 수 없었다. 용역을 준 업체도 힘들다고 결단을 내려서 지금은 절단하자는 이야기를 아무도 못하고 있다.
절단을 왜 못하나?
세월호 선체가 너무 심하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해수부가) 선체도 보지 않고서 막 주장한 거다. 그걸 가지고 (세월호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이) 생각이 다르다고 펌프질을 하고...
정부가 세월호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 간 갈등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는데..
아무래도 그래야 (정부가) 책임 회피에 좋을테니까...
세월호 유가족분들이 직접 인형 옷을 입고 선거 운동을 도와 화제가 됐다
저도 처음에는 몰랐다. 조금 지나서 알게 됐다. 저 무렵에는 세월호를 이야기하는 거 자체가 힘들었다. 잊혀진 정도가 아니라 혐오에 대상이 됐다. 돈을 낭비한다거나 억지 주장을 하는 사람들로까지 평가됐다.
캠프 내에서도 '세월호 법률 대리인'이라는 걸 빼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원로 당원 분 중에서는 '세월호 법률 대리인'이라는 플랜카드를 찢어버리겠다는 분도 있었다. 그만큼 싫어했던 거 같다.
박주민 의원실 제공
정치하기 잘했다. 혹은 괜히 했다는 생각이 들 때는?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제 이야기에 조금 더 신경을 써줄 때. 그럴 때 정치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2014년에 세월호 가족 분들과 노숙을 할 때는 노상 노숙을 해도 아무 화제가 안 됐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 이틀만 노숙을 해도 화제가 된다. 영향력이 커졌다고 느낄 때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괜히 했다는 생각이 든 건 작년에 가족분들이 세월호 특조위가 종료될 무렵 야당이 아무 것도 안하는게 아니냐라고 하시면서 단식을 20여일간 하셨다. 그 때 너무 힘들었다.
가족분들이 쓰러지시고 곧 일이 터질 거 같은데 저는 즉시 보여드릴 수 없고, 그 사이에서 제가 죽고 싶다는 생각을 잘 안 하는 놈인데 매일 죽고 싶었다.
정치인으로 제일 하고 싶은 일은?
제가 임기를 마쳤을 때 민주주의를 보다 실질화하는데 도움이 된 정치인이였다라고 기억되고 싶다.
4년만에 안 될 거 같다. 다음에 다시 국회의원에 도전할 생각이 있나?
현재는 없다. 제가 늘상 말씀드린 것처럼 1~2년 더 해봐야 알 거 같다. 지금으로서는 제가 잘 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발의는 많이 했지만 실질적으로 통과시킨 부분도 적고 지역 발전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지는 자신하기가 어렵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많은 분들의 관심,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세월호의 진실이 묻히지 않고 여기까지 온 거 같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헌정사의 비극이지만 국민의 힘을 확인하는 일도 일어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많은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국민이 많은 역할을 해주시기 바란다. 그 앞에서 봉으로서 열심히 역할을 해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 영상 제작 = 위키트리 비주얼팀
* 기획·구성 = 김수진
* 촬영 = 전성규·신희근·김수진
* 기술 = 이예나
* 사진 = 전성규·김이랑
* 그래픽 = 김이랑
* 스타일 총괄 = 스타일그래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