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작가가 20년간 전국 다니며 그린 '구멍가게' (그림 30선)
2017-03-2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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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전국의 오래된 구멍가게를 그려온 작가가 있다.이미경 작가는 사라져가는 소중한
20년 동안 전국의 오래된 구멍가게를 그려온 작가가 있다.
이미경 작가는 사라져가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전국 구석구석 작고 낡은 구멍가게를 찾아가 그림을 그렸다.
이 작가는 구멍가게 작업 20년을 기념해 그동안 펜으로 그린 수백 점의 구멍가게 작품 중 80여 점이 담긴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을 지난 2월 출간했다. 이 책에는 이미경 작가가 풀어낸 구멍가게 이야기와 펜화가 담겼다.
이 작가는 가장 기억에 남는 가게로 전북 군산시 문화동 '석치상회'를 꼽았다. 현재는 사라진 가게다.
이하 이미경 작가 제공
이 작가는 2008년 두세 평 정도 아담한 외형에 반해 찾아간 '석치상회' 주인 할아버지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주인 할아버지는 팔순이 넘으셨었고, 처음 보고 '신선' 같은 느낌이 들어 놀랐어요. 원래 도시에 살다가 마흔 무렵 고향에 와 가게를 하셨다고 했어요. 마흔이면 한창 나이잖아요. 그런데 할아버지를 보니 삶이 참 행복하셨겠구나라는 생각이 그분 얼굴에서 나타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가게 내부를 보여주시는데 너무 깨끗해요. 가게 앞도 깨끗하게 빗질이 돼 있고. 나무 진열장이 자줏빛으로 반짝반짝하게 빛났어요. 등산객들을 위해 매달아 두던 삶은 달걀도 있고, 잠깐 뵙던 거지만 그 할아버지가 항상 기억에 남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림 다 그리면 다시 찾아뵙겠다는 말을 남기고 찾아가지 못했어요. 그런데 전시회를 하던 중 그쪽 지역에 사시는 분이 '석치상회'를 안다면서 할아버지가 아프셔서 문을 닫았다고 하더라고요"라고 덧붙였다.
이 작가는 "찾아보니 가게는 다 허물어졌고. 되게 커다란 고목 두 그루가 있었는데 다 베었더라고요... 이제 아무것도 없이, 있었었는지조차 모르게 사라졌더라"며 아쉬워했다.
이미경 작가가 전한 전국의 구멍가게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