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서 '낙동강 전선' 승리 끌어낸 북한군 귀순 병사 근황

2017-02-1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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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입니다 / Wikipedia 한국 전쟁 당시 남한으로 귀순한 북한군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입니다 / Wikipedia

한국 전쟁 당시 남한으로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근황이 공개됐다.

김유각(당시 상병·86) 씨는 1950년 8월 21일 정봉욱 중좌(중위)와 북한군 작전지도를 들고 국군에 귀순했다. 당시 국군은 북한군 수세에 밀려 패전 위기에 빠진 상황이었다. 국군은 김 씨와 정 중좌가 빼내온 작전지도를 토대로 국군 최남측 방어선이었던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김 씨는 16일 MBN에 "20여 년 전 이곳 장성 산골마을에 터를 잡았다"면서 "하지만 북한의 보복이 두려워 늘 숨어지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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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쟁의 '숨은 영웅'인 김 씨는 귀순 뒤 비참한 삶을 전전했다.

국군에 재입대해 상사까지 지냈지만, 한국 전쟁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지 못했다. 북한군 보복이 두려워 평생 숨어살다시피 했다. 무엇보다 북한에 남겨둔 가족이 처형당하는 비극을 겪었다.

김 씨는 "(가족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나 때문에 (북에 남겨진 가족) 전부가 총살도 아니고, 묶어서 기름 붓고 태워 죽였다. 얼마나 고통받으며 돌아가셨겠냐"며 "죽어서라도 사죄하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현재 전남 장성의 한 산골 마을에 있는 컨테이너 집에서 홀로 지낸다. 그는 뒤늦게라도 한국전쟁에서의 공적을 인정받아 '합당한 예우'를 바라고 있다.

9일 글로벌뉴스통신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1월 육군 본부에 한국전쟁 관련 공적신청서를 제출하고 오는 5월 심사를 기다리는 중이다.

김 씨는 "대한민국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대한민국을 살리는 데 공을 세운 업적을 인정받고, 합당한 예우를 받아야 한다"며 "일가족이 몰살되는 아픔을 겪었다. 생전에 국가로부터 전쟁 공적을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매체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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