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남친에 대한 편견 거둬달라' 호소한 대학생 글
2016-10-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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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한 대학생이 '흑인 남자친구에 대한 편견을 거둬달라'는 글을 게재했다.지난 15
페이스북에 한 대학생이 '흑인 남자친구에 대한 편견을 거둬달라'는 글을 게재했다.
지난 15일 페이스북 페이지 '고려대학교 대나무숲'에는 흑인 남자친구를 사귀는 한 대학생 호소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제 남자친구는 흑인이다. 이 사실 하나가 이 사람을 만난 지 2년째 되는 오늘까지도 저를 너무 괴롭힌다"며 글을 시작했다.
글쓴이는 남자친구에 대해 "2년 동안 항상 저의 기분을 먼저 묻고 세심하게 확인해주고 저의 생각을 존중해주는 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또, "저와 더 가까워지고 싶다며 힘들어하는 한국어 공부를 밤새도록 하고, 한국 문화에 대한 책들을 사서 읽고, 먼저 제게 '경복궁에 한복을 입고 가보고 싶다', '한옥마을을 가자', '한식당을 가자'(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3.1절에는 서대문 형무소에 가보고 싶다(고 하고), (위안부) 수요집회에도 가보고 싶은데 내가 가도 괜찮은 자리일까 (묻는다)"며 "한국 전통문화와 아픔에도 관심을 갖고 혹시 폐가 되지는 않을까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그런 좋은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미래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해주는 그런 내 사람인데 왜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모르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아야 하는 걸까요"라며 속상한 마음을 토로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글쓴이는 남자친구와 데이트에 나섰다가 영화관에서 학생들에게 모욕을 당했다. 글쓴이는 "학생들이 '흑형이랑 사귀나 보네', '징그러워서 어떻게 사귐', '흑형 보면 노예밖에 생각 안 남'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또, 영화를 보고 간 카페에서는 옆자리에 앉아있던 대학생들이 단체로 성적인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글에는 "여자들이 흑형들이랑 사귀는 건 다 그거 때문 아니냐, 저 여자는 깨지면 일반 남자 못 만날 듯, 하다가 찢어지는 거 아님이라고 했다"고 쓰여 있다.
글쓴이는 "버스에 타서는 할머님들의 핀잔을 들었다. 한국 여자가 어디 외국 남자랑 사귀냐, 그것도 '검둥이'랑"이라며 "그 이후 말들은 차마 옮겨 적지를 못하겠다"고 했다.
글쓴이는 "부디 대숲러들은 이런 편견을 갖지 않아 줬으면 하는 마음과 힘들었던 하루에 대한 푸념에 글을 길게 써버렸다"며 "우리 같은 사랑도 여러분의 사랑과 같은 사랑"이라고 호소했다. 또, "그런 섹드립(성적인 드립)이나 무례한 눈길과 말들을 받고 들으면 괜찮은 척하지만 사실 여전히 큰 상처를 받는다. 제발 그런 편견 없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